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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화에서 역사로 라틴아메리카 개정판 4. 태양과 건축물이 만든 빛의 소리, 신의 목소리

Latin Feel/역사 이야기

by Deko 2012. 10. 6. 08:5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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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4. 태양과 건축물이 만든 빛의 소리, 신의 목소리, 신탁

          (몬떼알반의 건축물 6호 혹은 J건물(Edificio 6, Edificio J)과 빨렝께의 태양의 신전)

 

      몬떼알반에서 유난히 눈길을 끄는 것이 바로 6호 건물 혹은 J 건물이다. 마치 화살표처럼 생긴 이 건물은 천체 관측소로 추정되지만 다른 고대의 천대 관측소와 비슷하게 현재의 천체 관측소와는 그리 큰 관련이 없다. 사실 근대 이전에 천체를 관측하기 위해서 관측소가 필요했을 리가 없다. 그저 밤하늘을 보기 위해 눕는 것만으로 족할 테니 말이다.


몬떼알반의 6호 혹은 J건물, 얼마 전까지만 해도 그 용도를 알지 못했다.


     몬떼알반의 6호건물의 화살표는 위에서 봤을 때 북동에서 남서로 약 45도 정도의 기울기로 기울어져있다. 그 이전까지는 이렇게 기울어진 이유를 알지 못했다. 하지만 우리나라 첨성대를 비롯하여 옛 천문 관측대의 관측 대상은 별이 아니라 태양 혹은 달이며 관측소의 주된 목적은 절기를 알아내는 것, 특히 춘분과 추분을 알아내는 것이며 이것은 또한 농경문화가 발전했다는 증거이기도 하다. 물론 하지와 동지도 중요하지만 농경문화 지역에서 춘분과 추분만큼 중요한 것이 없다. 파종과 추수의 시기를 알리는 것이니 말이다.

  

    하지만 4계절이 확실하지 않을 경우 혹은 정글 지역일 경우 사실은 더 복잡하다. 절기가 우기와 건기 이렇게 둘로 나뉘는 경우도 많고 일년 내내 기후가 변하지 않는 경우도 있다. 몬떼알반의 6호 건물의 바로 그 기울기로 정확하게 5 2일 태양의 자오선이 지나간다. 다시 말하면 6호 건물은 바로 5 2일을 알아내기 위해 존재하는 것이다. 현재 5 2일이 어떤 의미인지 확실하지는 않다. 보통 중요한 제사이거나 인신공양을 비롯하여 가장 중요한 민족적 행사와 관련이 있는 것이 아니냐는 가설들이 있다. 하지만 개인적으로 이것은 몬떼알반 지역의 파종을 알리는 것이라 생각한다. 보통 6월부터 우기가 시작되는데 우리나라의 장마와는 다르게 저녁에 집중적으로 비가 오고 다시 낮에는 해가 뜨고 저녁에는 다시 비가 오는 것이 바로 이 지역의 특징이다. 그러므로 파종을 하고 약 한달 여가 지난 후 우기 때 관리를 잘 하면 풍족한 결실을 기대할 수 있다. 또한 몬떼알반은 종교적 성향이 강했으므로 하늘의 소리를 전해주는 이들의 권위를 상상해본다면 6호 건물의 용도를 어렵지 않게 알 수 있을 것이다.

       사실 힘으로 무력으로 제압하고 군림하는 이들은 적으로 간주하지 하늘의 선택을 받은 이들이라 생각하지 않는다. 농경문화에서 가장 중요한 하늘의 소리는 언제 씨를 뿌리고 언제 추수를 해야 할지에 대한 확실한 정보를 주는 것이다. 그러므로 5 2일은 이 지역의 파종의 시간이며 더불어 그것을 기념하는 행사가 열렸을 가능성이 높다


왼쪽으로 보이는 것이 바로 빨렝께의 태양의 신전이다.

정면에서 본 모습


이런 방식으로 정오가 되면 건물의 특정 부위에 햇빛이 비추게 된다.


8번 건물이 바로 태양의 신전이다.




     좀 더 남쪽 치아빠스주()의 밀림지역의 피라미드 유적지인 빨렝께의 경우 그리 크지 않은 태양의 신전Templo del sol이 있다. 창문처럼 생긴 구멍을 통해 들어오는 태양광은 춘-추분, 하지 천정(zenith, 天頂) 등 주요절기에 신전의 특정 위치에 정확히 일치된다.(아마 첨성대 또한 비슷한 역할을 했을 것이라 짐작된다.) 치아빠스 정글의 경우 파종이 하지에 이루어진다. 태양의 신전은 동쪽을 바라보고 있고 남쪽으로 약 20도정도, 정확히는 19.3-19.5도 정도 기울어져 있다. 이 기울기는 치첸이싸의 피라미드 엘 가스띠요의 기울기와 일치한다. 이 기울기 때문에 춘-추분/하지 등의 절기에 빛은 신전의 특정 부분을 비춘다. 빨렝께의 태양의 피라미드는 태양신의 목소리가 전해지는 곳이었다. 또한 이것은 몬떼알반의 전통을 이어받는 것으로 볼 수 있다. 또한 사회 구조가 농업 위주였다는 것을 증명하는 것이며 사회가 1년을 주기로 굉장히 주기적으로 규칙적으로 운영되고 있었다는 것을 의미한다



치첸이싸의 까스띠요 피라미드가 춘분에 만드는 장관이다. 빛의 뱀이 하늘에서부터 내려온다. 이 또한 파종을 알리는 하늘의 소리였다.

 

      몬떼알반의 6호 건물은 싸까떼까의 천문학적 지식의 수준과 건축의 정교함을 보여준다. 이것은 하나의 전통이 되어 메소아메리카 전체에 퍼졌던 것 같다. 또한 이것은 빨렝께와 치첸이싸 등에서 발전된 형태로 발견된다. 특히 빨렝께에서 신화적 해석의 단계, 치첸이싸에서 신화적 단계와 더불어 예술적/미학적 단계로 발전한다. 이것은 다른 문명에서는 쉽게 볼 수 없는 것이다.

 

      보통 천문학적 지식이라고 하면 별자리에 대한 정보들을 의미하는 경우가 많고 동양은 태양보다 달, 음력, 즉 달을 보고 절기를 파악하는 전통이 있었기에 메소아메리카의 전통과는 약간 다른 양상을 보인다. 얼마 전까지 몬떼알반의 6호 건물 혹은 J건물은 미스터리였고 막연하게 천문관측과 관련된 건축물이 아닐까 하고 짐작할 뿐이었다. 몬떼알반과 빨렝께의 연구를 통해 메소아메리카의 유적들에서 태양과 관련된 건축물들 모두 태양광과 건축물이 만드는 여러 가지 현상을 연구해야 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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