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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난한 이들이 보수 정당을 지지하는 이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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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제:  미원도 다시 한 번만, 민족주의 


불행인지 다행인지 인간은 이성적/합리적으로 판단하지 않는다.

춘향이는 눈앞에 변사또라는 현실적 안락함을 포기하고 미래를 알 수 없고 기약도 없는

이몽룡을 기다린다. 평강공주는 거지이며 바보인 온달과 결혼한다. 물론 온달은 우리가

아는 것과 마찬가지로 고구려의 대장군이 된다.

물론 그래서 좋을 수도 있고 그럼에도 불구하고 좋을 수도 있다.

하지만 경험해본 분들은 알겠지만 그럼에도 불구하고 좋은 것이 더 독하다.

 

다시 주제로 돌아오면,

왜 가난한 이들이 보수 정당을 지지하는 것일까?

 

일부는 계급배반 투표라고도 하고 비합리성의 상징이라고도 한다.

저소득층의 보수 성향은 과연 어떤 이유 때문일까? 이렇게 물어보면 사실 약간 애매하다.

그러나 질문을 바꿔보면 대답이 가능할 수도 있다.

왜 저소득층이 진보정당, 진보적 성향의 정당을 지지하지 않는 것일까?

 

첫째, 무엇보다 우리나라에서 차고 넘치는, 가득하다 못해 정말 질질질 싸는

지역주의 때문이다. 지역주의는 어쩌면 인지상정으로 볼 수 있다.

우리 가족, 우리 동네 출신이 더 좋은 것은 어쩔 수 없는 것이다. 하지만 마치

통일신라시대 지도 같은 모습은 도를 넘은 것이다.

지역주의의 비합리성을 고려하면 반드시 지양되고 타파되어야 할 것이다.

어쩌면 출신 지역으로 모든 것을 결정한다는 것은 민주주의를 향유할 자격이 없는 것이라

할 수도 있을 것이다.

 

둘째, 레드 콤플렉스가 있다. 쉽게 빨갱이로 모는 것이다. 빨갱이냐 아니냐는

구조는 강력한 흑백논리로 냉전의 논리이면서 피아구분이 아주 확실하다는 장점이 있다.

이 구조는 지역주의와 마찬가지로 모든 기준을 뒤집는다. 또한 지역주의와 결합하면

이미 게임은 끝난 것이라 할 수 있다. 현재 대한민국에서는 이 보다 더 강력한

조합을 찾기 어려울 것이다. 타 지역 출신이며 빨갱이로 낙인찍혔다면

재고의 여지가 없다. 그 즉시 축출 대상이 된다.

이 조합의 강력함은 선글라스 쓰고 프로판 가스통에 가끔 불도 붙이는

영감님들에 의해 종종 확인할 수 있다.

이를 극복하는 것은 사실 진짜 빨갱이가 무엇인지 온몸으로 그리고 스스로

증명해야 한다는 것이다. 금기를 깨는 것은 풍자로 희화화하고 일상화하여

그 거부감을 없애는 것일 것이다.

예를 들면, 나는 빨갱이다. 나는 새누리?

 

또한 6.25의 기억이 아닌 진짜 빨갱이, 진짜 사회주의자가 21세기 현재

우리나라에서 어떤 역할을 하고 어떤 존재인지 증명한다면

레드 콤플렉스는 극복이 아니라 반전도 가능할 수 있다.

 

 

하지만 지역주의와 레드 콤플렉스가 극복 가능한 것이라면

이와는 레벨이 다른 것이 있는데

그것이 바로 민족주의이다.

민족주의는 입체적인 사상으로 누가 어떻게 사용하는가에 따라

약도 되고 독도 될 것이다.

 

그런데 이 민족주의가 박정희의 향수와 결합하고 여기에 박근혜 대세론이 더해지면

웬만큼 강력한 신드롬이 아니면 이것을 꺾기 어려울 것이다.

현재는 그렇지 않지만 통합진보당 사태가 정치적으로 이용된다면

어쩌면 박근혜 후보를 지지하지 않는 사람은 민족 반역자로 몰릴 수도 있다.

물론 그럴 가능성은 그리 높지 않지만 말이다.

그래서 우리나라처럼 민족주의적 성향이 강한 나라에서는 이 민족주의를 보수적 세력의

전유물로 두어선 안 되며 진보적으로 해석해낼 필요성이 있는 것이다.

다시 한 번, 이 필요성은 상당히 강하다.

 

쉽게 과연 민족주의가 복지사회와 유기적 결합을 할 수 없는 것인지

곰곰이 생각해볼 필요가 있다.

 

다시 이 글의 처음으로 돌아가면 첫 부분은 이성적/합리적 판단과 감상적/감성적

판단이 부딪칠 수 있으며 둘 사이의 어떤 위계는 없으며 다를 뿐이나

독함이라는 기준으로 보면 감상적/감성적 판단이 더 강할 수 있다는 것이다.

또한 민족주의는 감상적/감성적 부분에 작용하는 것이다. 물론 사회과학적인

사상을 말하면서 감성적 부분을 언급하는 것은 비과학적으로 보일 수 있다.

하지만 과학적이란 판단은 18세기 계몽주의에서 유래한 것으로 우리의 전통도

아니며 인간을 이성적, 합리적 존재로만 보는 것이 편협한 관점이라는 것은

요즘 사회과학계의 추세라고 할 수 있다. 민족주의는 쉽게 확장된 가족이라 할 수 있다.

확장된 가족의 윤리가 사회적으로 가능할 수 있을지 확언할 수 없으나

민족주의 성향이 강한 커뮤니티라면 그 가능성이 높다고 할 수 있다.

 

어쩌면 고 노무현 대통령과 유시민 전 통합진보당 대표의 공통된 특징이자 단점이

상당히 논리적이며 합리적이라는 것이다. 대다수의 감정적 공감을 얻어내는 능력이

모자라다는 것인데 물론 관점에 따라 다르겠지만 어떤 면으로 상당히 억울한 측면이

있을 수도 있을 것이다. 하지만 퇴임 이후 동네 할아버지로 논리와 합리를 내려놓은

인간 노무현, 노짱의 인기를 기억해본다면 어쩌면 논리와 합리가 능사가 아니라는 것을

반증하는 것인지도 모르겠다.

그래서 이 민족주의를 미워도 다시 한 번 봐야 한다는 것이다.

노파심이지만 중요한 것은 균형이다. 편향이 아니라 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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