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기는 완전히 예상 밖이었다.
사실 프랭크 미어의 승리를 예상했었으나
경기의 결과보다도 경기가 그런 내용이 될 거라고는
상상하지도 못했다.
그라운드에서 아무것도 못하고 그저 파운딩 펀치에
농락당하는 프랭크 미어의 모습을 예상한 사람은 그리 많지
않을 것이다.
1차전에서의 테이크다운 모습, 미어의 오른 팔이 자유로웠다.
2차전에서의 모습. 미어의 오른 팔이 레스너의 겨드랑이를 타고 올라가서 레스너의 왼팔을 풀어야 했으나 레스너의 힘때문인지 그러지 못하고 꿀밤형태의 펀지를 계속 맞게 되었다.
마찬가지로 펜스에 밀려 팔을 전혀 쓰지 못했다. 돌아 누웠어야 했으나 레스너의 압박은 상당히 강했다.
종합 격투기 선수들에게 프로 레슬러란 그저 연기자일 뿐이다.
커다란 근육을 가진 실전과는 전혀 거리가 먼.
그런데 브록 레스너가 전설을 만들고 있다.
UFC의 전설인 랜디 커투어를 TKO로 잡았다는 사실 자체만으로
UFC 팬들에게는 충격이었다.
장난인 줄 알았던 프로레슬링을 장난이 아니라고 인정해야 하는 것이다.
물론 우연이라고 하면 그만이다.
하지만 이번엔 프랭크 미어이다.
UFC에서 성장하고 불의를 사고를 당한 후
화려한 복귀와 더불어 노게이라에게 생애 최초 TKO를 안긴
파이터가 아무것도 하지 못하고 패배한 것이다.
물론 브록 레스너의 운동 능력과 레슬링 실력은 비교 대상이 드물 정도이다.
하지만 그 누구도 이렇게 단 기간 내에 헤비급의 대표 파이터로 성장할거라
예상한 사람은 많지 않을 것이다.
게다가 레슬링만이 아니다. 그의 펀치는 괴력이다.
한번 걸리면 끝이다. 사실 히스 헤링은 운이 좋았던지 아니면
잘 버틴 것이었다.
마치 해머 하우스의 공식 테이크 다운 & 파운딩에 긴 리치를 기본으로 하는
스탠딩 타격을 갖춘 것이다. 굳이 태클이 아니라 펀치로 상대방을
다운시키고 나서 그라운드로 갈 수 있는 신체의 장점을 살린
스타일을 만든 것이다.
실전 파이터, 혹은 종합 격투기의 세계는 다르다라는 것을 보여줘야 할
선수들에게 어떤 허무함을 안겨준 것이다.
그 허무함은 야유로 표현된다. 종합 격투기 팬들도
인정하기 어려운 것이다.
브록 레스너는 그 존재 자체가 참 인정하기 힘든 파이터이며
그래서 더 주목할 만한 파이터이다.
게다가 다른 종합 격투기 헤비급 선수들에게는 반드시 이겨
자존심을 지켜야 하는 상황인 것이다.
그렇다면 그를 제압할 선수는 없을까?
우선 서로 다른 기구에서 활동하지만
역시 최홍만을 꼽을 수 있다.
우리는 프랭크 미어와의 헤비급 타이틀 전에서
브록 레스너가 최홍만 못지 않은 꿀밤 펀치가 있다는 것을
보았다. 슈퍼 꿀밤하면 최홍만 아니겠는가!!!
브록 레스너는 자신보다 더 크면서 체중이 더 나가는
상대와 싸워본 적이 없다.
핵꿀밤은 그저 애칭이고 난타전에서 최홍만의 펀치가
적중한다면 … 물론 레스너의 펀치가 적중한다면 …
뭐 아무튼 게임은 화끈하게 끝날 것 같다.
요새 크로캅이 레스너의 대항마로 꼽히는 이유는
무엇보다 크로캅이 정상급 타격가라는 것이다.
레스너가 아웃복싱 스타일로 게임을 하는 크로캅의 스텝을
잡지 못한다면 게임은 어렵게 풀릴 것이다. 게다가 옥타곤은
넓으니 3라운드 이상 계속 쫓으며 크로캅의 펀치와 킥에 노출된다면
급격한 체력 저하로 하이킥의 희생양이 될 가능성도 높다.
게다가 레스너의 맷집이 확인 된 적이 없으니 더더욱 그렇다고 할 수 있다.
하지만 크로캅의 하이킥이 과연 레스너의 승모근 앞에서 효과를 발휘할지
걱정이기도 하고 기대되기도 한다.
물론 레스너보다 크로캅이 먼저 체력저하에 빠질 가능성도 있긴 하다.
알리스타 오브레임은 현 스트라이크포스'(Strikeforce) 챔피언이다.
미 NBC 방송과 제휴를 맺은 스트라이크포스는 미국 내 UFC의 대항마로
급성장할 가능성이 있는 리그이다.
양 대 리그 챔피언끼리의 경쟁은 화제를 몰고 올 수 있다.
하지만 오브레임이 턱이 그리 강한 편이 아니다.
정상급의 타격과 그라운드 실력에 하드웨어를 갖추고 있으나
왠지 레스너의 괴력 앞에서는 어쩔 수 없을 것 같다.
하지만 타격에서 혹은 그라운드에서 재미있는 경기를
펼칠 것 같다.
만약에 레스너가 조쉬 바넷을 잡는다면
모두가 그를 인정해야만 할 것이다.
하지만 역시 효도르.
록키4를 기억하시는 지 모르겠는데
인간적인 챔피언 록키와 러시아에서 온
절대 무적으로 보이는 복서가 대결한다.
이런 설정에서 레스너와 효도르가 서로 바뀐 듯한
인상이지만
러시아와 미국의 대결이라는 점에서
격투기 팬들만이 아니라 전 미국과 러시아가 열광할 만한
빅카드이나 아직은 레스너가 절대적으로 불리해 보인다.
효도르의 소나기 펀치에 팀 실비아도 고개를 돌리고 가드만 했다.
레스너가 팀 실비아보다 눈이 좋다고 단언하기 어렵다.
몇 번의 훼이크와 소나기 펀치 그리고 테이크 다운.
위에 있던 밑에 있던 효도르는 눈깜짝할 사이에 모든 것을
정리하고도 남을 것이다.
하지만 레스너의 성장 속도를 생각해보면
내년 정도에는 누가 이긴다고 장담하기 어려울 것 같다.
현재 레스너는 마치 종합 격투기 무대의 화두와 같다고 할 수 있다.
하지만 격투기 무대에 활력을 넣어주며
노게이라-효도르, 효도르-크로캅 이후에
최대의 화제인 것은 사실이다.
게다가 격투기 무대에서 보기 힘들었던
기믹과도 같은 악역 캐릭터를 선보일 수 있는
선수이기도 하다.
조금 더 발전해서 종합격투기판 록키4를 기대해본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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