얼마 전, 아니 몇 달 전인가? 국내 DVD 시장이 거의 형성되어 있지 않음을,
불법 복사와 다운로드가 만연한 국내 현실을 타박하는 영화 관련자로 보이는
블로거의 글을 본 적이 있다.
그때 속으로, ‘어디서 빰 맞고 어디서 화풀이 하나?’이런 생각을 했다.
물론 불법 복제와 다운로드를 옹호하는 것이 아니라
현재 영화계의 위기와 불안은 스크린 쿼터의 축소와 직접적으로
관련이 있는 것이기 때문이다. DVD 판매는 어차피 부수입이다.
영화는 극장에 걸려서 관객이 들어야 한다.
하지만 극장이 없다면?
현재 묵은 영화들이 개봉을 준비하고 있다. 그 영화들이 결코 스타가 없어서
감독이 신인이어서 그런 것이 아니다.
그저 개봉할 수 있는 여건이 안되었기 때문이다.
이 얼마나 충격적인 일인가!
개봉을 해서 흥행 참패도 아니고 아예 개봉할 기회가 없다는 것, 이것은 등판하지
못하는 투수와 같다.
특히 차태현의 경우 그의 전작 ‘복면달호’가 어느 정도 흥행성적을 올렸음에도 불구하고
다음 작품이었던 ‘바보’가 그것도 하지원과 함께 출연한 바보가 개봉할 수 없어 대기중
이었다는 것은 한국 영화의 상황을 단적으로 보여준다. 빨간 불이 켜진 것이다.
만든 영화가 개봉을 못한다는 것은 새로운 영화가 점점 더 적어질 것이란 신호일 것이다.
새로운 영화가 없어지면 한국 영화계가 없어진다는 말일 것이다.
물론 케이블 혹은 휴대폰을 통한 매체, 인터넷 등등을 통해 영화를 만들 수도 있을 것이다.
하지만 헐리웃 대작과 경쟁하던 우리 영화는?
아마 예전 기억으로만 남을 지도 모를 일이다.
멕시코는 1994년 미국과 나프타 조약을 맺은 후에 1년에 멕시코 영화 한편 보기가 어렵다.
몇몇 천재성을 인정받은 배우나 감독은 해외로 진출하며 멕시코에 멕시코 영화는 거의
죽어있다고 봐야 할 것이다.
하지만 멕시코는 Telenovela라고 하는 드라마의 천국이다. 게다가 언어적 특징으로 인해
멕시코에서 히트한 드라마는 스페인과 중남미의 거의 모든 나라에서 인기가 있다.
드라마로 하나되는 스페인어권인 것이다.
드라마는 호황이며 영화는 불황…. 이 아닌 아예 거의 폐업상태,
익숙하지 않은가?
어디서 들어본 듯 하지 않은가?
바로 우리나라의 상황이다.
한류가 어쩌고 문화적 상품이 21세기를 어쩌고 하면서 이것을 팔아먹은 사람들은
대체 무슨 생각을 하고 있었을까?
그저 한때의 추억이라, 그때는 정말 좋았는데 라는 한숨을 만들고 싶었을까?
적어도 아시아에서는 잘 팔리던 한국영화를 개봉마저 어렵게 만든 사람들은
과연 누구인가?
모든 상황은 유기적이다.
물타기를 잘해서 지금은 서로 적대적으로 보여도
모든 것은 연관되어 있다.
마치 쇠고기 문제처럼 말이다.
스크린 쿼터의 축소는 미래 한국 영화의 가능성을 팔아먹은 것이다.
이놈 저놈이 아니라 그놈들은 아닐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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