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예의 주시해야 하는 2017년의 멕시코 정치/경제상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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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7년 새해 첫날부터 멕시코는 전국적인 시위상황에 들어갔다.


페냐 니에토 정권이 들어선 이후 많이 시위가 있었다. 43명의 학생이 학살된 이괄라 지역에서 시작된 시위는 검은 리본과 함께 멕시코 전역으로 확산되었다. 이후 전국교육공무원협회(CNTE: Coordinadora Nacional de Trabajadores de la Educación)가 니에토 정부의 교육 개혁안에 반대하는 시위를 현재까지 이어나가고 있고 2016620일 벌어진 시위에서는 8명의 사망자와 100명 이상의 부상자가 발생하기도 했다. 이들의 중심 활동지역은 게레로, 와하까, 뿌에블라, 차아빠스 등이며 멕시코 진보세력(MORENA, PRD )의 중심지이기도 하며 이괄라시()도 이 지역에 포함된다.


그리고 2016년 말에 2017년부터 일반 휘발유인 마그나Magna14.2%, 무연 고급 휘발유인 프리미엄은 20.1% 그리고 디젤은 16.5%가 인상될 것이란 정부의 발표가 있었다. 멕시코에서 디젤은 주로 트럭과 버스 등 일부에서만 사용되고 기타 산업용 발전기에 쓰이고 휘발유는 일반 사용자들이 사용하고 있다. 원래 원유가격은 국제가격에 비례하여 움직이며 우리나라의 경우처럼 각 국가들의 상황이 가격에 반영되기는 하지만 그 폭은 그리 크지 않다.


 


 

국제유가가 상승국면이긴 하지만 20144분기와 비교해보면 여전히 반값도 안되는 가격으로 거래가 이루어지고 있다. 이런 상황에서 단지 멕시코의 경우만 휘발유의 가격을 그것도 20%가 넘게 올리는 것은 쉽게 이해되기 어렵다. 게다가 휘발유의 가격이 오르게 되면 기타 관련 산업의 비용이 상승할 수밖에 없고 연쇄 인상을 피할 수 없다. 기본적으로 교통비, 전기료 등 기본 생활에 필수적인 생활 필수 서비스의 가격이 줄줄이 오르게 될 것이다. 실제로 201712일 현재 멕시코 공영 전기업체는 사용용도와 사용량에 따라 3.7%에서 4.5% 정도의 요금 인상이 있을 것이라 발표했다. 이런 상황이라면 전 세계적 저성장 상황에서 멕시코는 인플레이션을 염려해야 할지도 모를 일이다.


앞에서 언급한 것처럼 니에토 대통령 취임이후 멕시코는 정치적으로 계속 혼란했고 대규모의 시위도 정치/사회적 이슈에 관련된 것이었다. 취임 초기 부정선거 의혹에서 교육개혁과 이괄라시의 참사 지방 선거에서 일어난 테러에 반대하는 시위 등이 모두 그렇다. 물론 원주민들의 생존권에 대한 시위가 없지는 않았지만 상대적으로 작은 이슈였다. 하지만 2017년 새해부터 이루어진 휘발유 가격 인상부터 전기가격 인상 등으로 이어지는 공공재 가격인상은 대규모 시위를 야기했다. 페이스북, 트위터 등 SNS을 이용하여 정보를 공유하는 것만이 아니라 What’sup이라는 스마트폰 메신저를 이용하여 시위 참가자들은 서로 정보를 공유하며 자발적으로 시위를 조직하고 있으며 특정 지역이나 특정 종사자/관련자만이 아니라 멕시코 전국적으로 시위가 일어나고 있다는 점도 주목할 만한 부분이다. 하지만 무엇보다 주목해야 하는 것은 생필품에 해당하며 물가상승률에 큰 영향을 미치는 유가를 올렸으며 시위 참가자들은 무엇보다 생존권 투쟁에 가까운 성격으로 시위가 변해가고 있고 구호 또한 니에토의 탄핵을 외치고 있어 시위의 양상을 계속 주목해야겠지만 대규모 반정부 집회가 멕시코 전국에 퍼질 가능성이 상당히 높다. 물론 앞에서 언급한 시위들에 비해 현재까지는 대규모라고 하기는 어렵다. 하지만 여론은 이미 현 정부에게서 돌아섰다고 봐도 무방할 것이다. 앞으로 멕시코의 시위 양상과 우리나라 촛불집회의 연관성을 살피는 것도 상당히 흥미 있는 연구가 될 것이다.

 

 

무엇보다 휘발유 인상을 발표하고 신년 휴가로 페냐 니에토 대통령이 마사뜰란에서 골프를 즐겼다는 뉴스가 알려지면서 일반 대중들의 분노는 점점 더 커지고 있다. 니에토 정부는 초기부터 현재까지 다양한 문제가 끊이질 않았고 그 분노들이 하나로 모이게 된다면 어떤 결과가 나올지 장담하기는 어렵다. 현재 야 3(PRD, MORENA, PAN)을 비롯하여 일부 여당 PRI(제도혁명당) 소속 의원들도 휘발유 인상에 대하여 반대의 의견을 내고 있으며 무엇보다 멕시코에서 가장 위험하다고 할 수 있는 마약 카르텔인 Los zetas(이후 로스 세따스) 또한 휘발유 가격을 내리지 않으며 대가를 치룰 것이라 정부를 협박하고 있다. 현재까지 멕시코의 마피아와 마약 카르텔은 지방정부 및 중앙 정부와 밀월관계라는 의혹을 받아왔다. 하지만 로스 세따스가 휘발유 가격 인상에 반대하는 테러 등을 일으키게 된다면 앞으로 마약 카르텔과 멕시코 시민사회의 공조 또한 가능할지도 모를 일이다.

 

그렇다면 국제유가가 여전히 낮은 상황에서 멕시코 정부가 유가인상을 단행한 이유는 무엇일까?

 

 

 

-3은 멕시코의 휘발유 가격 추이를 보여준다. 2014년 중반 최고치를 기록하고 이후 계속 하락하다가 20164분기부터 급락하게 된다. 이것은 앞의 내용과 대립하는 것으로 보이는데 그것은 환율 때문이다. -3은 리터당 휘발유 가격을 달러로 표시한 것이다. 다시 말해 멕시코 페소의 가치가 하락함에 따라 멕시코 안에서 판매되는 휘발유의 달러 가격 또한 떨어지게 된 것이다.

 

 

-12에서처럼 2015년을 기점으로 원유가격이 급락했고 또한 2015년부터 멕시코 페소의 가치가 계속 하락하여 20164분기에는 환율이 달러당 20페소 이상이다. 현재는 구조적으로 많이 개선되었다고는 하지만 기본적으로 원유를 수출하고 휘발유를 수입하는 멕시코의 석유산업 구조에 의해 멕시코의 PEMEX는 이중 삼중의 손해를 볼 수밖에 없고 이로 인해 수입하는 휘발유의 가격이 멕시코에서 판매되는 휘발유 가격보다 높은 상황도 있었을 것으로 예상할 수 있다.

 

 

또한 멕시코는 원유 가격 경쟁력 강화를 위한 산유국 규정을 따라 2016년부터 생산량을 감축하고 있다. 2016년 현재 2015년에 비해 약 1400bqd정로를 감축했는데 라틴아메리카의 대표적 산유국인 베네수엘라가 95,000 bpd를 감축하겠다고 밝힌 것과 비교하면 상대적으로 적은 양이다. 하지만 원유가격이 반등하고 있고 환율은 계속적으로 상승하여 멕시코 페소의 가치가 떨어지고 있는 상황에서 멕시코가 대규모로 석유 생산을 줄이기란 쉽지 않을 것이다.

 

 

 

20164분기 멕시코 물가상승률은 3.31%정도이나 2016년 중반부터 상승하기 시작하여 이코노미스트의 예측에 따르면 20171분기에는 4% - 5% 사이이다. GDP 성장률 예상치가 약 2%라는 것을 감안하면 상당히 높은 수치이다.

 

 

 

 

 

 

-7을 보면 GDP 대비 정부 부채가 2015년 기준 43.2%이며 2016년에는 48%에 가까울 것으로 전망된다. GDP 대비 국가채무 40%대는 정부가 국가부채 관리에 사실상 실패했다는 것을 의미한다. 논쟁의 여지는 있지만 신흥국의 경우는 국가채무가 GDP40%를 넘으면 안된다. 신흥국은 약간의 우려에도 외국인 투자자금이 빠져나가면서 흔들릴 수 있기 때문이다. 이 기준을 적용한다면 멕시코의 국가부채는 위험한 수준이라고 할 수 있다. 비관적인 전망을 하는 이유는 좀처럼 국가채무가 줄어들 가능성이 보이지 않는다는 데에 있다. 멕시코의 대외부채는 삼억 오천구 멕시코 페소로 약 170억 달러이며 외환보유고는 1,770억 달러이다. 문제는 채무는 늘고 있고 외환보유고는 줄고 있다는 데에 있다. 또한 무역수지는 지속적으로 적자를 기록하고 있다.



1994년 멕시코는 외환위기를 겪었다. 보통 1994년 멕시코의 외환위기의 원인을 외자유입으로 인한 페소화의 고평가 및 경상수지 적자 누적 등 경제 기반 악화되는 가운데 정치적 불확실성 고조로 외국자본의 유입이 중단되고 외환보유고가 급감함에 따라 외환위기가 본격화되었다고 보는데 FRB는 이미 금리를 올리고 있으며 미국뿐만 아니라 여타 신흥국들의 금리가 경쟁적으로 상승한다면 그동안 멕시코에 진출했던 해외자본이 유출되기 시작할 것이며 이는 또 다른 외환위기 혹은 경제위기를 불러올 수 있다. 이런 상황에 트럼프 당선자가 나프타를 폐기할 경우 멕시코 경제는 나락으로 떨어질 것이다. 이미 멕시코 중앙은행은 트럼프 당선이후 높아진 불확실성으로 인한 자본의 이탈을 막기 위해 20161117일 금리인상을 단행하여 4.75%에서 5.25%로 올렸으며 20161215일 현재 5.75%이며 이후 더 인상될 것으로 예상된다. 미국 대선 결과 때문이라고 하나 금리는 2009년 이후 최고치이며 물가상승률 또한 2011년 이후 최고치를 기록하고 있다. 더 문제는 이런 상황이 개선될 여지는 별로 없어 보인다는 것이다. 앞에서 언급한 휘발유 가격 인상 반대 시위는 현재 현 정권에 대한 총체적인 반대 시위 성격을 보일 가능성이 높다. 그동안 니에토 정부와 PRI당의 보여준 모습은 무기력과 부패, 그 자체였다. 하지만 이런 정치력의 부재와 그동안 시위가 어느 정도 폭력성을 보였다는 점, 마약 카르텔이 개입하려 한다는 점은 멕시코 미래에 대한 불안요소이다. 또한 우리에게 멕시코의 상황이 중요한 것은 1994년 멕시코를 시작으로 라틴아메리카의 국가들이 외환위기 혹은 경제 위기를 겪었고 이후 태평양을 건너 우리나라에 IMF란 이름으로 지울 수 없는 상처를 남겼기 때문이다. 그러므로 우리는 멕시코의 경제 상황을 더 주목해야 한다. 그것이 오래된 미래를 되풀이 하지 않는 시작일 것이기 때문이다.

 

 

<1월 6일 기준으로 추가된 부분>

 

앞에서 언급한 것처럼 시위는 전국적으로 확산되었고 그 규모도 더 커지고 있으나 문제는 1992LA 폭동에서 나타난 시위대의 약탈 또한 전국적으로 벌어지고 있다는 것이다. 201716일 현재 3명의 희생자가 발생했고 600명 이상의 시위자가 검거되었다. 전국적으로 경찰병력만이 아니라 군대 또한 약탈을 진압하기 위해 투입되고 있는 사실상 비상사태라 할 수 있다.


사진-2 주유소에서 무단으로 휘발유를 약탈하는 모습.

 

 



 

3명의 희생자는 경찰 1명에 시위자 2명이다. 14일 수요일 수도 멕시코시티에서 벌어진 시위와 약탈로 인해 경찰 1명이 사망했고 106명의 시위자가 현행범으로 체포되었으며 시위를 진압하기 위해 9,000명의 추가병력이 배치되었으며 13개의 헬리콥터와 2,000개의 cctv가 활용되었다. 같은 날 멕시코 주()에선 430명이 불법행위로 인해 검거되었다. 그야말로 전시에 준하는 비상사태였다.

베라꾸르쓰의 경우 관광 중심지를 마비시킨 대규모 시위와 약탈 과정에서 두 명의 시위자가 사망했다. 사망원인은 아직 발표되지 않았다. 100개가 넘는 상점이 완전히 약탈당했으며 그 피해액은 약 440만 유로 원화로 약 56억에 이를 것으로 전망했다. 이 시위와 약탈 과정에서 135명이 검거되었다.

멕시코 전체가 비상사태에 준하는 상황이었으나 기아자동차가 진출하기도 한 몬떼레이의 경우 만 명 이상의 시위대가 상대적으로 평화롭게 시위했으나 시위 진압과정에서 2명의 신문기자를 비롯하여 일부 부상자는 발생했다.

 

매년 16일은 가톨릭의 동방박사의 날이고 가톨릭 국가의 경우 크리스마스는 집에서 가족과 함께 보내는 경우가 많고 아이들에게 선물을 주는 날은 16일 동방박사의 날이다. 심화된 불평등으로 인해 아이들에게 선물을 주지 못하는 부모들이 휘발유 가격 인상과 더불어 그동안 참아왔던 분노가 폭발했다는 해석도 있고 일부에선 집권여당인 제도혁명당에서 휘발유 인상의 사회적 파장을 희석시키기 위해, 소위 물타기를 하기 위해 조작 혹은 유도했다는 설도 있다. 그저 음모론이 아니라 이례적으로 제도혁명당에서 공식적으로 시위대의 약탈과 아무런 관련이 없다는 발표를 했기 때문에 역설적으로 현지에서는 더 의심의 눈길로 보고 있다. 그 만큼 제도혁명당에 대한 멕시코 시민들의 신임이 떨어졌다는 반증일 것이다.

 

확언할 수 없으나 현지의 대부분의 언론들은 이번 주를 고비로 시위의 폭력성과 시위대의 약탈은 줄어들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하지만 정말 중요한 문제는 앞으로도 나아질 기미가 없으며 경제/정치적 상황이 악화될 가능성이 높다는 것이다. 현재 폭발한 분노와 약탈 등의 사고로 인해 시민들의 시위가 잦아든다고 해도 앞으로 다시 폭발할 가능성이 적지 않다. 또한 미국 등 주변국과의 관계 또한 경제적인 압박이 되고 있고 대내적으로 제도 안에서 큰 변화의 가능성이 아주 적다. 대선은 2018년이며 국회 또한 하원의 경우 500석 중 여당이 208석이고 나머지는 야당이나 현재의 상황에서는 탄핵으로 이어질 가능성도 그리 높지 않다. 201716일 현재의 상황만을 고려하면 2017년은 멕시코에게 아주 어렵고 힘든 한해가 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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