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포스트 촛불, 희망은 비전에서 온다. 역시 대안은 연대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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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정원의 대선 개입을 비판하는 촛불시위가 매주 열리고 있다. 촛불시위는 약 5만명을 정점으로 약간 내리막을 향한다고 봐도 큰 무리는 없을 것 같다. 국정조사를 거치면서 국정원의 대선 개입 혹은 부정선거의 프레임도 점점 힘을 잃어가고 있으나 촛불시위에서도 그리고 민주당에서 특별한 비전을 보여주지 못하고 있다. 이런 식으로 계속 되다간 무더위를 견디며 참석했던 촛불시위 참가자들은 가을이 오는 소리와 함께 점점 사리질 것이며 남아있는 소수의 시위자들은 점점 더 극단적으로 변할 것이다. 결국 그 극단의 끝은 정권퇴진이 될 것이며 정권퇴진 운동은 결국 공권력으로, 물리적으로 제압당할 가능성이 높다.

사실 역대 촛불시위는 그 결과가 좋지 않았다. 효순이 미선이 사건으로 시작된 촛불시위는 고노무현 대통령 탄핵사태, 미국 쇠고기 수입 등 다양한 주제로 열렸고 어떤 가시적인 결과물을 낳은 적은 별로 없다. 고노무현 대통령의 탄핵사태는 결국 헌법재판소의 결정으로 인해 결정된 것이었지만 촛불시위가 직간접적으로 영향을 주었을 가능성이 없다고만은 할 수 없으나 그 외의 경우에 촛불시위가 특별히 가시적인 결과를 낳은 적이 없다.

그러나 현재의 상황은 다르다. 2011년 지방 보궐선거를 시작으로 지방선거 그리고 대선까지 야권 지지자들은 결속했고 상당한 지지를 보내주었으나 서울시에서 승리한 것을 제외하면 항상 패배했다. 사실 지금의 촛불의 마지막 불씨라고 할 수 있다. 대선 이후 야권 지지자들이 멘붕이 온 것은 최선을 다했는데 정말 이기기 위해 최선을 다했는데도 이기지 못했기 때문이다. 이런 멘붕에서 경우 나와서 마지막 촛불을 들고 있는 사람들이 많을 것이다. 하지만 이들의 마지막 불씨가 이렇게 허무하게 끝나버린다면 내년 지방선거 또한 하염없이 무너지는 모습을 봐야 할지도 모른다. 그 결과로 사람들은 더욱 정치를 혐오할 것이며 현실의 벽 앞에 정치를 외면하고 자기비하 자기모멸에 빠지게 될 것이다. 그 이후는 상상하기 그리 어렵지 않을 것이다.

 

 

- 끝나지 않은 87년 체제 혹은 87년 패러다임?

 

그렇다면 상황은 부정적이기만 할까? 부정할 수 없는 것은 현재 시청 광장의 오만 명으로 대표되며 전 국민의 약 50% 혹은 그 이상의 지지 혹은 열정, 에너지 등이 존재하고 있다는 것이다. 이런 이야기가 나오면 어떤 이들이 그들이 왜 광장으로 나오지 않느냐고. 개인의 선택과 의지를 강요할 수는 없는 노릇이다. 또한 자신이 옳다는 믿음에서 모든 독재와 제국주의가 시작된다. 이와는 다른 이야기이나 어쩌면 촛불시위는 미국 쇠고기 파동으로 시작되었던 2008년을 기준으로 삼는 것이 아니라 876월 항쟁을 기준으로 삼고 있는지도 모르겠다. 직선제 개헌을 위해, 국민이 스스로 대통령을 선출하기 위해 모였던 그때, 시청 앞, 종로 거리, 명동, 넥타이 부대 등 당시를 재현하려 하는지도 모를 일이다. 전에도 한번 말한 적이 있는데 이런 사고 자체가 80년대 독재를 반대하기 위한 프레임이다. 물리적인 세력 과시는 87년 대선에서 등장했던 것이다. 당시 노태우 후보와 3김의 세력 과시는 현재는 공원으로 바뀐 여의도 광장과 보라매공원 등에서 벌어졌던 것이다. 그런데 지금도 이렇게 물리적인 세력을 과시하려 한다는 것은 역시 87년 체제에 머물러 있다고 봐도 큰 무리가 없을 것이다. 물론 개중에는 역사가 80년이 아니라 70년으로 퇴보했다고 강하게 비판하는 사람들이 적지 않으나 과거의 프레임에 대항하기 위해 과거의 프레임으로 맞서는 것이 과연 얼마나 지혜로운 것인지는 의문이다.

 

 

- 그렇다면 대안은 무엇인가?

 

모바일을 포함하는 온오프 결합 네트워크형 정당이라는 개념이 있었다. 미국에서는 이미 어느 정도 현실화했으며 영국 등의 국가에서도 추구하고 있는 형태이고 문성근 전 대표의 백만민란 혹은 국민의 명령에서 이미 주장했던 것이다. 물론 이것이 완벽한 대안이라 할 수는 없다. 모바일을 포함한 온오프 결합 네트워크형 조직은 현재 촛불시위로 대표되는 움직임의 에너지를 받아낼 수 있는 도구는 될 수 있을 것이다. 중요한 것은 어쩌면 명분일 것이다. 삼국지에서 동탁을 축출하기 위해 중국의 제후들과 영웅들은 하나로 뭉쳐 하나의 전선을 만들었다. 또한 적벽대전에서 조조를 막아내기 위해 손권의 오나라와 당시는 국가로 성립하지 못했던 유비의 세력이 연합전선을 폈다. 강한 적과 맞서기 위해서 군소 세력들이 연합하는 것은 어쩌면 역사를 통해 증명된 방법이다. 또한 모든 야권의 연대가 혁신과 통합이 추구하던 것이다.

네트워크형 정당 혹은 하나의 정당이라기보다는 네트워크형 정치세력이 의미하는 것은 정치 세력의 구조화이다. 현재로서는 가장 효과적인 방법으로 보이지만 이것은 방법일 뿐 본질적인 면은 아니다. 이 같은 방법으로 촛불시위로 대표되는 국민적 움직임을, 그 에너지를 구조화하여 가시적인 세력으로 만들 수도 있을 것이다. 하지만 중요한 것을 명분이고 목적이다. 과연 무엇을 위하여 새로운 정치세력으로 뭉쳐야 하는가?

 

다시 주제를 바꾸어 볼까?

 

 

- 정권퇴진 운동은 아니다? 선거 불복은 아니라는데..??

 

많은 이들이 비판하는 부분이기도 하고 야권의 돌림노래 같기도 하고 애매한 부분이다. 부정선거이라면 결과 또한 부정인가 국정원의 부정행위가 선거 결과에 과연 얼마나 영향을 미쳤는가 등등은 쉽게 수치화하거나 객관적 데이터를 제시하기 어려운 부분이기는 하다. 또한 민주당과 촛불시위에 나오는 이들, 또한 무엇보다 더 중요한 촛불시위를 지지하는 시민들이 원하는 것이 과연 정권퇴진인지 아니면 어떤 맥락에서 정상화인지는 단언하기 어렵지만 정상화를 원한다는 것은 대중적으로 받아들일 수 있을 것이다. 또한 그 정상화의 과정에 대통령 하야 재선거 등이 포함되어 있는지도 논란의 여지가 있다. 정상화라는 것은 결국 안정을 말하는 것이고 그 안정의 중심에는 경제적 안정이 가장 중요할 것이다. 대통령 하야와 재선거가 이루어진다면 그 혼란, 그 혼란에 대한 비용을 계산하면 정말 천문학적인 액수일 것이다. 오히려 여러 시스템을 정상화하기 위해 노력하는 것이 현명할 것이다.

 

(통합진보당 이석기 의원에 대한 내란음모혐의로 인하여 이글이 한참 멈춰있었다.)

 

일단 통합진보당은 아주 냉정하게 대처를 해야 한다. 법정에서 진실을 밝히고 이후 모든 법적 책임을 물을 것이라는 자세를 가져야 할 것이며 이와 관련된 언급 자체도 삼가는 것이 좋다. 여기에 관련된 언급이 많아지면 질수록 맞불 프레임에 빠지는 것이다. 국정원 부정선거를 비판하는 촛불시위를 지키기 위해서 무엇보다 필요한 것이 바로 이것이다. 침묵. 그리고 필요한 것은 주유소 습격 사건의 유오성이 연기한 것, 무대포의 모토, 바로 한 놈만 팬다!’이다. 전선을 확장하면 결국 초점을 잃어버리면서 흐지부지될 가능성이 높다. 또한 통합진보당의 이정희 대표의 사고, 촛불을 위협하기 위해 통합진보당을 탄압한다는 것은 실제 그렇게 믿는 것인지 아닌 것인지 확신은 없으면 분명히 분열의 씨앗을 스스로 뿌린 것이다. 이제부터 통합진보당이 앞서 나온 시위에 일반 시민들은 적어도 한 번 더 생각할 수밖에 없을 것이다. 통합진보당은 쿨하게, 냉정하게 일을 처리하는 것이 최선일 것이다. 여기에 말려들면 결국 신 공안정국을 불러오는 수단으로 사용될 가능성이 높다.

 

전선이 확대되는 것은 문제지만 하나의 전선으로 몇 가지 주요한 쟁점을 포괄하는 것은 필요하다. 쉽게 느슨한 동맹 형태가 필요한 것이다. 느슨한 동맹의 주요 쟁점들을 커다란 깃발처럼 걸고 그 안에 여러 정치 세력들이 한시적으로 모일 수 있는 동맹이 어쩌면 촛불로 대표되는 에너지를 받아낼 수 있는 하나의 그릇이 될 것이다. 느슨한 목표라는 것은 단기간에 이룰 수 있는 현실적인 목표를 중심으로 이루어져야 한다. 국정원 문제, 선거 관리에 대한 문제, 언론 환경에 대한 문제, 그리고 복지와 민생에 대한 문제 등에 대한 구체적인 안건을 만들어 그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단기간 집중해서 싸워나가는 것이 필요하다. 그리고 이 느슨한 연대에 모바일 및 온오프라인이 결합한다면 현재의 상황, 이제 태풍이 오고 선선해지면서 지루해질 수 있는 촛불시위를 새로운 단계로 전환시킬 수 있는 전환점이 될 것이다.

 

물론 누군가는 먼저 일어나 깃발을 올려야 한다. 그리고 누군가는 실질적인 플랫폼을 제시해야 한다. 그래야만 매주 몇 만 명이 모였다는 것만 집중하고 있는 구시대적 프레임, 물리적 규모에만 집중하고 있는 현 상황을 극복할 수 있다. 난세에 영웅이 나온다고 했다. 어떤 이들에게 위기는 언제나 찬스이다. 이 찬스를 누가 살릴지 정말 궁금하긴 한데 요즘에는 이 기회를 다들 놓치는 것은 아닐까 걱정도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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