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트럼프의 집권과 쿠바의 현재와 미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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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 쿠바의 상황

 

우리나라에서 그리 주목을 받지 못했지만 20161027일 유엔총회에서 미국의 쿠바에 대한 무역금지 조치 해제를 촉구하는 내용의 결의안을 찬성 191, 반대 0, 기권 2의 압도적인 표차로 채택했다. 기권한 두 국가는 미국과 이스라엘이었다. 종전까지 강경한 반대 노선이었던 미국과 이스라엘마저 기권으로 돌아서면서 실질적인 만장일치로 결의안이 채택된 것이다. 하지만 유엔총회의 결의안 선택이 법적인 구속력이나 강제력을 가진 것은 아니나, 쿠바에 대한 경제 봉쇄를 푸는 것, 다시 말해 쿠바가 미국이 주도하는 세계경제 체제에 안착한다는 것에 대한 암묵적인 전 세계적 동의로 볼 수 있다. 이렇게 적어도 아메리카 대륙을 기준으로는 새로운 시대가 다가오고 있다는 것을 부정하기는 어려운 것으로 보였다.

하지만 미국 대선에서 트럼프가 당선되면서 모든 것이 불확실해졌다. 특히 현재 미국과 쿠바의 관계는 국교 정상화를 했다고 해도 서로 우방(友邦)이라 단언할 수는 없는 애매한 상황이기에 부정적인 전망을 하기 쉽다.


트럼프는 20161119일 현재 라인스 프리버스 비서실장과 스티브 배넌 백악관 수석전략가 등의 1차 인사에 이은 2차 인사를 했다. 세션스 의원은 국내 안보와 치안을 플린 전 국방정보국장(Defense Intelligence Agency, DIA)은 대외안보를 맡긴 것이다. 세션스 의원은 20162월 공화당 주류로는 처음으로 트럼프에 대한 지지를 선언했으며 앨라배마 주 법무장관을 거쳐 17년간 상원 군사위에서 활동해왔다. 33년간 군에서 복무한 플린 전 국장은 트럼프의 외교·안보 정책 핵심 브레인 역할을 해왔다. 스티브 배넌 백악관 수석전략가는 극우 성향의 인터넷 매체 브레이트바트 뉴스(http://www.breitbart.com/) 창립자이며 선거 기간 트럼프 캠프의 총괄본부장 역할을 했다. 전체적으로 보수적 인사들이 트럼프 행정부를 구성하고 있다고 봐야 하는데, 사실 오바마 행정부도 그리 좌파적이라거나 진보적이라 보기 어렵기 때문에 구분을 한다면, 이념적 혹은 냉전적 보수, 외교적으로는 세계 제국으로서의 미국이 아니라 불간섭 혹은 고립주의를 선택한 미국 정도로 봐야 할 것이다. 역사적으로 비교한다면 정도의 차이는 있다고 해도 오바마 행정부는 빌 클링턴부터 시작한 세계 질서의 후계자(시장주의, 투기자본, 자유무역 등으로 대표되는 신자유주의형 보수)이며 트럼프는 저급한 로널드 레이건의 아류(亞流)(전통적/냉전형 보수 혹은 그 아류)라 할 수 있다. 이렇게 이해하게 되면 이후 트럼프 행정부의 앞날을 예견하는 것이 그리 어렵지 않을 수도 있다.

불확실성이 적지 않으나 현재 상황에서 예견할 수 있는 트럼프 행정부의 노선은 80년대 초반의 재현으로 요약할 수 있을 것이다. 하지만 2016년 현재는 80년대에 비해 다양한 가치가 서로 부딪치는 다원화된 세계이기에 더 복잡한 양상을 보인다. 예를 들어 미국의 자치령인 카리브 해의 푸에르토리코는 미국의 자치령이다. 푸에르토리코 출신 인들이 미국으로 들어오면 시민권을 받게 된다. 201211월 치러진 국민투표에서 미국의 주로 편입되는 안에 찬성했으므로 곧 미국의 51번째 주가 될 가능성이 높다. 하지만 트럼프를 지지하는 이들에게 푸에르토리코인들은 미국의 시민도 심지어 이민자도 아니다. 선거 캠페인 중 트럼프의 지지자들은 푸에르토리코 이주민들은 침략자라고 불렀다. 다른 이주민/이민자들에 비해 여러 특혜를 받아 미국에 정착하기 쉽다는 이점이 다른 미국인들에게 특혜처럼 보였던 것이다. 이와 비슷한 대접(?)을 받아온 이들이 있다. 바로 쿠바를 탈출한 망명자들이다. 카스트로에 반대하여 보트를 타고 쿠바를 탈출하여 미국에 망명한 이들에게 미국 정부는 관대함을 유지했다. 하지만 미국의 대이민 정책이 더 패쇄적으로 수정되면 제도적으로 보장된 푸에르토리코 이주민들, 쿠바 망명자들에게 대한 지원은 줄어들게 될 것이다. 하지만 이것은 스티브 배넌 백악관 수석전략가가 만든 브레이트바트 뉴스의 기조와 부딪치는 부분이다. 브레이트바트 뉴스는 쿠바와의 국교정상화에 비판적이며 쿠바 망명인, 쿠바 내 반체제 인사들에게 관용적이다. 사실 이런 모순은 트럼프의 공약에서도 어렵지 않게 발견되며 100일 안에 우선적으로 처리할 공약이 정리되어 발표되면서 동시에 수정된 공약들, 예를 들어, 오바마 케어의 선택적 수용 등 갈팡질팡하는 모습을 보여주고 있다.

 

라틴아메리카에서 쿠바는 모든 게릴라 운동 혹은 혁명전선의 모태라고 할 수 있다. 어떤 면으로 라틴아메리카 좌파의 요람이라고 할 수도 있다. 이런 관점에서 전통적/냉전형 보수에게 쿠바의 카스트로 정권은 타도의 대상이지 대화의 대상은 아니다. 트럼프 또한 반 오바마 정책의 일관성 안에서 쿠바의 카스트로를 반대하는 쿠바계 미국인들과 전통적 보수 공화당 지지자들에게 경제 제재 조치를 단호하게 유지하고 최근에 재개 된 미국의 아바나 주재 미국 대사관을 폐쇄 할 것이라고 약속했다. 마이애미의 리틀 아바나를 중심으로 트럼프를 지지하는 바람은 점점 커졌고 결국 스윙 스테이트, 경합주인 플로리다에서 49.1%의 지지율로 차지하게 되었다. 힐러리는 47.7%로 약 13만 표 차이였다. 13만 명에 쿠바계 미국인들이 다수 포함되어 있을 것으로 다수의 미디어들은 분석했다. 하지만 다수의 여론조사를 통해 60%의 쿠바계 미국인들이 쿠바의 금수조치 해체에 찬성하며 자신들의 고향인 쿠바와 발전된 혹은 완화된 긴장관계를 원한다고 밝혔다. 이렇게 두 가지 모순된 상황이 동시에 벌어지고 있고 어느 것이 더 압도적인 여론인지 확언하기 어려운 상황이다.

여기에 뉴스위크지의 폭로성 기사는 우리에게 어떤 힌트를 주고 있는지도 모를 일이다.

 

뉴스위크지의 특종이었으나 미 대선 과정에서 그리 주목받지는 못했다.



트럼프와 그의 회사가 쿠바에서 어떤 사업을 계획했고 추진했는지는 알 수 없으나 1998년 트럼프의 회사는 쿠바에서 업무용 금액을 결재했으며 이것은 당시 쿠바와의 무역금지법, 금수조치을 어긴 것이 된다. 물론 트럼프는 폭로된 모든 사실을 부정했지만 회계장부에 의하면 회사 컨설턴트가 카스트로 정부와 연결고리를 만들기 위해 쿠바로 출장을 갔으며 적어도 68,000 달러를 공식적으로 사용했다는 점은 부정하기 어려워 보인다. 물론 제 2의 레이건이나 전통적/냉전형 보수의 아이콘이라는 측면에서 트럼프의 금수조치 위반은 그의 공약과도 배치되는 것으로 어떤 이들은 배신감을 느낄 수도 있을 것이다. 그러나 트럼프는 부동산 사업가이며 그는 보수의 아이콘을 연기하는 것인지 아니면 실제인지는 여전히 논쟁적이다. 그가 미국 백인 중하층 노동자들에게 어필할 수 있는 언어를 사용하고 그들의 행위를 모방하여 백만장자가 아니라 마치 그들의 대표자처럼 행동했다. 이것은 유래가 없는 타깃팅이 된 포퓰리즘으로 볼 수도 있고 새로운 배타적 민족주의 혹은 새로운 계급 갈등의 상황으로 볼 수 있다. 이것은 선거를 통해 정치권력을 차지하는 제도를 취하고 있는 국가에서 상당히 참고해야 할 부분이기도 하다. 만일 지금까지 트럼프는 권력을 차지하기 위한 연기를 해왔고 실제로는 굉장히 합리적이며 실용적인 기업인이라는 점이 어쩌면 쿠바와 라틴아메리카에 희망이 될 수도 있을 것이다.

 

미국과 쿠바의 국교 정상화와 콜롬비아와 무장 게릴라 조직인 FARC와의 평화협정은 아메리카 대륙의 냉전적 상황의 종식이라는 역사적 의미가 있다. 하지만 역사적 의의만 있는 것은 아니다. 쿠바는 개성공단을 모방한 것으로 보이는 마리엘 경제특구가 건설 중에 있으며 쿠바는 전통적으로 물류의 중심지이도 했다. 또한 현재 쿠바의 기간산업 등은 해외투자 없이 쿠바 내부적으로 해결하기 어려운 상황이기 때문에 한계가 있다고 해도 쿠바는 일정기간 동안 아메리카 대륙에서 유일하게 손꼽히는 시장이기도 하다. 특히 관광산업은 전 세계가 주목하는 것으로 호텔, 리조트 사업은 최소한 4년 이상은 호황을 누릴 것으로 전망된다. 이때 실용적 사업가로서 트럼프는 미국과 쿠바와의 관계를 오바마 행정부 때보다 호전시킬 가능성이 있다. 오바마 행정부와 트럼프 행정부의 공통점은 미국 군산복합체에서 활동한 이들이 포진해있고 트럼프가 미사일 방어체제(MD)에 비판적이라 해도 미국이 설치 및 운영비를 부담하지 않는다면 상품으로서 충분히 가치가 있고 미사일 방어체제만이 아니라 군수부분에서 미국이 수출할 수 있는 것은 방대하다. 하지만 현재 중동지역과 동북아 지역을 제외하면 군수사업은 다른 지역에서 그리 주목받지 못한다. 라틴아메리카에서 마피아와의 전쟁을 제외하면 군수산업이 주목할 만한 부분이 그리 많지 않다. 결국 역설적으로 트럼프의 본 모습으로 인하여 미국과 쿠바와의 관계는 외교적으로 나빠지지 않을 가능성이 있고 오히려 실용적인 측면에서는 발전할 가능성도 적지 않다. 문제는 아마도 직접적인 인적교류일 것이다.


마리엘 혹은 아바나는 전통적인 요충지이다.

건설중인 마리엘 경제특구의 모습



적어도 2-3년 동안 라틴아메리카의 다른 국가들과 원활한 인적교류가 가능할 지는 의문이다. 멕시코와 중미지역을 중심으로 반미적 사회분위기가 팽배하고 있고 이례적으로 자국의 정치인이 아닌 미국의 대통령 당선자 트럼프를 반대하는 시위가 일어나고 있다. 또한 멕시코를 중심으로 월마트 등의 미국 유통업체가 운영하는 슈퍼 등에 대한 불매운동이 일어나고 있다. 트럼프의 인종차별 주의적 공약에 대한 라틴아메리카의 반응은 쉽게 가라앉지 않을 것으로 보인다. 기본적으로 평등을 강조하는 사회주의 체제인 쿠바 또한 이런 트럼프 행정부와 공식적으로 유연한 관계를 유지하기는 쉽지 않을 것으로 보인다. 공식적 혹은 정부차원에서는 기본 그 이상도 이하도 아닐 것이며 언론 플레이로 서로를 비판할 가능성도 적지 않다. 하지만 실질적인 부분에서는 서로 공조할 가능성이 적지 않다. 특히 쿠바의 부동산 부분에 트럼프는 투자하고 싶은 욕망이 아직도 있을 것이다. 이제 미국에서 직항으로 쿠바에 들어갈 수 있고 중국 북경에서도 직항으로 아바나에 도착할 수 있다. 쿠바 관광 사업은 그 상승세가 둔화되었다고는 해도 여전히 주목할 만한 사업이기 때문이다.

 

현재 불확실성이 높은 상황에 미래를 전망하는 것은 쉬운 일이 아니다. 하지만 적어도 쿠바를 중심으로 보면 정치인 혹은 미국 보수의 아이콘인 트럼프와 투자자 트럼프, 이 두 모습에서 실제 모습은 투자자 트럼프라고 전제하게 되면 어느 정도 그림을 그릴 수 있다. 하지만 트럼프가 약속한 미래가 오지 않은 경우, 지지 계층에게 실질적인 이익, 일자리와 임금 등이 제공되지 않을 경우 트럼프는 어려운 결단을 내려야 할 것이다. 세금은 줄이고 인프라 투자는 늘리고 달러의 강세로 인해 수출은 줄어드는, 쉽게 재정적자와 무역적자의 쌍둥이 적자를 해결하는 길은 전쟁 아니면 제2의 플라자 합의일 것이다. 하지만 마리엘 경제 특구를 비롯하여 쿠바가 제조업 중심기지가 된다면 러스트 벨트의 백인 노동자들이 국외로 수출되는 경우도 생각해볼 수 있을 것이다.


하지만 무엇보다 중요하면서 안타까운 것은 현재 트럼프 당선자의 입장에서 쿠바는 그리 중요하지 않다는 것이다. 이것이 하나의 기회가 될 수도 있을 것이다. 쿠바경제 봉쇄는 수출입의 문제만이 아니라 금융거래도 포함되어 있다. 물론 현재 쿠바에서 비자와 마스터 신용카드와 중국에서 발급된 신용카드는 그리 문제없이 사용할 수 있으나 이것은 외국인, 관광객의 경우이고 무역주체간의 금융거래는 여전히 쉽지 않은 편이다. 금융에 관계된 부분이 다른 국가 수준으로 회복된다면 쿠바의 경제는 상당히 회복할 가능성이 높다. 무엇보다도 부정할 수 없는 사실은 적어도 라틴아메리카에서 오바마 행정부가 만들어놓은 모든 기반을 중국이 취할 가능성이 높아졌다는 것이다. 그것을 상징하는 것이 시진핑 중국 주석이 2016년 페루 APEC에서 다시 제안한 아시아·태평양자유무역지대(FTAAP)일 것이다. 물론 아시아·태평양자유무역지대는 2006년에 중국에서 처음 제안하였다. 현재 트럼프의 미국이 TPP 폐기로 돌아선 현재 가장 현실성 있는 대안으로 꼽히는 것이 사실이다.


아시아·태평양자유무역지대(FTAAP)



 

아시아·태평양자유무역지대는 중국의 일대일로의 마침표라고 할 수 있다. 중국은 이미 일대일로 프로젝트를 통해 동북아와 중동, 동유럽 등 일부 서유럽을 포함하는 일대일로 프로젝트를 진행 중이고 태평양을 중심으로 한 아시아·태평양자유무역지대까지 성립하게 된다면 전 세계를 망라하게 된다. 적어도 경제적 측면에서 중국의 영향력과 비교될 만한 국가는 없을 것이며 미국과의 경쟁관계 또한 심해질 가능성이 있다. 이런 상황에서 어쩌면 쿠바는 고래 싸움에 등 터지는 것이 아니라 고래 싸움에 소외되어 어느 정도 국제 무역 시장에 자리 잡을 가능성이 높아질 것이다.


쿠바 내의 반응은 같은 맥락과 상황이 서로 전혀 다르게 해석되고 있는 상황이다. 현재 쿠바에 관한 미국의 구체적인 전략이 발표되지 않았지만 보수적인 공화당 상/하원 의원들이 당선되었고 마이애미 쿠바계 미국인들에게 현재 라울 카스트로 정권과 각을 세우고 일방적인 오바마 대통령의 대 쿠바 관계개선을 정상화하겠다고 약속한 적이 있다. 현재 상황을 쿠바의 비판적 대안 언론인인 요아니 산체스(Yoani Sánchez)의 블로그(http://www.14ymedio.com/blogs/generacion_y/) 1994년부터 대안언론 역할을 해온 쿠바넷Cubanet(https://www.cubanet.org/) 새로운 변화의 전기가 마련되었다고 판단하고 있다. 이전까지 오바마 행정부의 대 쿠바 관계는 본질적인 변화를 담보하지 않은 채 경제적인 측면만을 강조한 면이 있으나 더 보수적인 트럼프 행정부는 쿠바의 인권과 민주주의에 대한 본질적인 변화를 야기할 가능성이 있다고 본 것이다. 하지만 대북 강경노선이 북한의 실질적인 변화를 이끌어내었는지 아니면 그저 반감을 불러일으키고 상황을 악화시켰는지를 생각해보면 이와 같은 전망이 얼마나 현실성 있을지 의문이다. 그리고 관보(官報)적 성격의 포털(http://www.cuba.cu/)에서는 같은 상황을 다르게 해석하는데 이것은 현재 전 세계적 상황과 그리 다르지 않다. 트럼프의 집권으로 인해 미국은 고립주의, 자국중심주의로 돌아설 것이고 오바마 행정부의 모든 치적에 대해 반대를 하고 있는 트럼프의 기조를 볼 때 대 쿠바 관계 또한 영향을 받고 위축될 것이라고 보고 있는 것이다. 물론 라울 쿠바 국가 평의회 의장이 트럼프에게 당선 축하의 메시지를 전하기는 했지만 의례적인 것으로 봐야 할 것이다.

 

다시 정리하면 현재 쿠바와 미국과의 관계는 트럼프 행정부의 우선적 과제가 아니다. 오바마 행정부가 쿠바와 국교 정상화를 하고 콜롬비아의 평화협정을 지원하며 아메리카 대륙의 역사적 냉전을 실질적으로 끝내려 했던 노력은 트럼프의 당선과 더불어 미국 자체가 수구적/냉전적으로 변함으로 인해 불확실성이 높아지고 있다. 하지만 지난 8년 동안 오바마 행정부가 전 세계를 대상으로 만들어 놓은 세계질서가 새롭게 변하는 과정에서 쿠바는 트럼프 행정부의 관심에서 소외될 가능성이 적지 않다. 어쩌면 이것이 쿠바가 안정적으로 세계경제질서에 편입될 수 있는 계기가 될 수도 있을 것이다.

 

2. 피델 카스트로의 서거 이후의 쿠바

 

20161126일 만 90, 쿠바혁명의 아이콘 피델 카스트로가 사망했다. 혁명 이후 쿠바의 모든 것은 피델에게서 비롯되었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물론 쿠바의 정치적 상황은 그의 죽음과 상관없이 계속 진행될 것으로 보인다. 어떤 이들은 피델이라는 독재자가 쿠바의 모든 상황을 좌지우지하고 있는 것으로 보지만 베트남이나 중국처럼 이미 쿠바는 공산당 일당독재가 제도적으로 정착되었고 혁명세대 이후로의 연결고리들은 곳곳에 마련되어 있다고 봐야 할 것이다. 일부 쿠바 정부의 비판적 인터넷 미디어에서는 마치 해방되었다는 의미의 아티클을 업로드하고 있지만 실제로는 반대로 움직일 가능성이 높다. 피델의 경우 상당 기간의 애도의 시간이 있을 것이며 그 기간 동안 피델의 영웅적인 부분을 강조할 것이다. 피델을 애도하면 할수록 반미감정은 높아질 것이고 동시에 여기에 비례하여 폭력적인 트럼프 행정부에 대한 반감도 높아질 것으로 보인다. 이것은 비단 쿠바만의 분위기는 아닐 것이다. 인정하건 인정하지 않건 피델은 라틴아메리카 전체로 봤을 때는 반미의 상징이며 핑크 타이드 혹은 좌파 연대의 중심이었다. 좌파연대의 중심이었던 국가들에서 피델의 추모 열기에 비례하여 트럼프 행정부에 대한 반감도 늘어갈 것이며 멕시코와 콜롬비아 등 그동안 미국의 우방국으로 꼽히던 라틴아메리카의 국가에서 트럼프 행정부에 대한 반감이 높아질 가능성은 높아졌다고 할 것이다. 현재 스페인어권 미디어를 중심으로 피델에 대한 추모와 인간적인 고뇌 등을 드러내고 있고 우파 성향의 영미권 미디어에서도 그저 독재자라는 표현보다는 이중적인 측면의 인간으로 그리고 있다. 단언하기는 어렵지만 피델의 추모와 트럼프 행정부에 대한 라틴아메리카 국가의 반감은 정비례할 가능성이 높다. 결국 피델은 죽어서도 반미의 상징이 될 지도 모를 일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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