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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화 프로메테우스 두번째 메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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원래 한번 본 영화를 다시 보지 않는다. 두 번 이상 본 영화는 손으로 꼽는데

여차저차해서 프로메테우스를 두 번째로 보았다.

처음에는 자막 없이 봤고 두 번째는 영어에 스페인어 자막으로 보았다.

아무튼 프로메테우스는 여러 가지 이유로, 특히 언어적인 이유로

한번 보고 평을 쓰는 것은 좀 무리하지 않았나 싶다.

사실 좀 부끄러운 마음마저 들었다. 


 

결과적으로 어떤 영화는 두 번 정도 봐도 괜찮겠다 싶다.

 

아무튼 길게 글을 쓰기 보다는 머리에 떠오른 몇 가지

아이디어 혹은 생각들을 적어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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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미 인간은 자신 이상의 존재, 굉장히 합리적이며 늙지도 죽지도 않는

존재를 창조했다. 바로 안드로이드 데이빗이다.

 

그런데 이 최고의 존재를 만든 아버지가 바보 같고 미신적인 사람이다?

참 모순적이다. 물론 인간은 모순적이다. 상반된, 극단적인 성향이

공존하는 것이 인간이니 말이다.

아무튼 안드로이드 데이빗은 사장의 명령만 듣는 것 같다.

명령할 수 있는 사장이 사라진다면?

참으로 궁금했다. 존재론적 자유가 그를 어떻게 만들 것인지.

 

참고적으로 그는 그의 말처럼 차이는 있겠지만 어느 정도 감정의 갭을

극복한 것으로 보인다. 흑백영화의 대사처럼, 아프지만 아프지 않다고 생각하며

자신의 마음속에서 느껴지는 감정을 숨긴 것으로 보인다.

늙지도 죽지도 않고 심지어 감정마저 느끼는 안드로이드가 영혼이 있을까?

그런데 영혼을 누가 봤나? 형이상학적 모든 개념은 사실 믿음에서 유래한 것이다.

쉽게 객관적으로 증명할 수 없는 것이다. 누구는 영혼의 무게가 있다고도 하지만.

 

남자 주인공, 물론 중간에 죽지만 이노무 자슥이 어떤 박사인지는

모르겠으나 아마도 고고학이나 인류학으로 보이는데

전형적인 양키이다. 시건방지고. 감독이 인문학에 혐오감을

가진 것이 아닌가 싶었다.

인문학의 수준을 어떻게 보고, 그노무 자슥이 하는 말의 수준이

정말 한심했다. 물론 여자 주인공도 마찬가지고 말이다.

 

이것이 기독교의 수준을 보여주려 한 것인지도 모르겠다.

물론 전체 기독교가 아니라 유아적이고 미신적인 수준의 기독교 말이다.

 

영화는 은근히 기독교를 걸고 있다. 영화를 잘 보면 두 개의 십자가가 나오는데 첫 부분에서 에일리언 십자가 혹은 

그와 비슷한 형상이 보인다. 그 모습은 퀸 에일리언을닮았다

또한 에일리언 시리지와 흡사한 엔지니어들의 시체더미가 보인다.

그들은 아마도 에일리언의 식량, 영양분이었던 것 같다. 요 부분은 뒤에서

다시 이야기하겠다.

 

성령잉태, 처녀임신보다 불임녀의 임신이 더 기적적이지 않을까 싶다.

물론 현실적으로 말이다. 감독과 작가는 처녀수태를 패러디한 것으로 보인다.

이천년 여 년 전 이란 설정도 상당히 의미심장하고 크리스마스 또한

시사하는 것이 적지 않다.

 

안드로이드를 만든 것은 실질적인 필요 때문이었다.

더 쉽게 공장의 기계화는 효율성을 높이기 위함이다.

또한 더 높은 이윤을 올리기 위한 인간의 욕심 때문이기도 하지만 말이다.

안드로이드는 이런 효율성의 법칙의 최정점,

인간의 합리적, 지적 능력의 정점에 바로 데이빗이 있다.

인간 지적 능력의 총합에 불멸을 합쳐져 인간을 능가하는 존재가 되었다.

 

샤를리스 테론의 모습이, 백인의 금발, 데이빗과 비슷하다. 그 둘은 아마

같은 유전자를 가진 것으로 보인다. 재미있는 것은 자가 치료기가

남성용이었다는 것이다. 물론 아주 쉽게 아버지, 사장님을 위한 장비로

이해할 수 있겠지만 냉동수면중인 사람이 특별한 질병에 걸릴 것이라

보기 어렵다. 사장님께서 초반에 데이빗을 유일한 아들이라 표현한 부분이나

이래저래 상상력을 더해보면 혹시, 트랜스? 라는 생각도 ^^

아무튼 권력자와 그 계승자의 문제는 사장님과 샤를리스 테론과의 문제로

보인다.

 

외계인 혹은 디자이너는 인간도 만들었지만 에일리언도 만들었던 것으로 보인다.

여기에 진화의 개념이 나오는데 이 영화에서 진화를 말하는 사람도

별로 없는 것 같다.

아무튼 아주 먼 옛날 외계인은 인류을 디자인한 것으로 보인다.

물론 그렇다고 완전히 새로운 것을 창조한 것은 아니다.

자신의 DNA에 무언가를 더한 것이다. 그리고 유전자 조각들이 서로

섞이며 진화하여 인간이 되었고 인간은 자신들의 유전자에

무언가를 더하여 안드로이드를 디자인했다.

또한 외계인은 에일리언 혹은 그와 비슷한 괴물을 디자인했다.

외계인의 최종 작품은 바로 에일리언이다.

인간의 최종 작품은 바로 안드로이드다.

 

영화의 모티브는 아주 기독교적이다. 결국 구원의 문제, 영생의 문제라는 것이다.

믿음의 문제라는 것인데, 일단 서구 유럽 문화권에서는 절대적으로 보이는

개념 혹은 관념일 수 있으나 이게 동양철학적 세계에서도

그렇게 보일 지는 잘 모르겠다.

사실 맘에 드는 부분은 이런 거대한 담론이 결국은 두려움의 문제에서 시작했다는 것이다. 

죽음에 대한 두려움, 죽음에서 벗어나 영원한 생명을 얻는 것,

영생을 얻는 것이 바로 구원이라는 이것이 바로 저급한 기독교의 모습,

저급하고 유아적인 기독교의 모습일 것이다. 인류역사에서 죽음의 공포를 극복한 사람들은 

적지 않다. 

아무튼 이런 설정은 뒤집힌 블레이드 러너가 아닐까?

초반 엿본 꿈에서 천국, 죽어서 가는 곳, 혹은 창조주가 사는 곳 등으로

표현할 수 있다. 하느님이 사는 곳이 천국이니 말이다.

어쩌면 그들은 천국 근처에 갔던 것이다. 

믿음의 문제,

그 믿음은 어떤 믿음일까?

이 믿음이라는 단어가 종교적인 부분에서 사용되면

참 어렵다. 믿음은 개인적 영역의 문제이기 때문이다.

그런데 흑백영화에 이런 구절이 나온다.

비밀은 아프지 않다고 생각하는 것이다.

 

무엇보다 이번에 눈길을 끈 것은

바로 외계인의 육체성이다.

보통 외계인은 지적으로 인류에 비해 앞선다는 개념이

있기 때문에 얇은 팔-다리, 볼록한 배 등으로 표현된다.

ET처럼 말이다. 

하지만 프로메테우스의 외계인은 육체적으로 아주 발달되어 있다.

뭐랄까 바디빌더같은 느낌이랄까?

서구인 같은 모습 혹은 백인을 연상케 하는 외모는

일단 좀 실망스럽게 보였지만 (DNA연구에 의하면 최고의 인간은 흑인이라는데)

그의 외모는 상징하는 것이 있을 것이다.

물리적 강함은 이성적 합리적 부분과 대조를 이룬다.

앞에서 이야기한 에일리언 십자가가 상징하는 것,

그들이 섬기는 것은 바로 힘이며

진화, 사회진화론의 핵심 적자생존(適者生存)이다.

아마 이 영화를 진화론과 연결시키는 사람은 바로 이 부분을

봤기 때문일 것이다.

힘세고 잔인한 놈이 이기는 것인지

이성적이며 평온하고 평화로운 놈이 이기는 것인지

사실 단언하기는 어렵다.


나는 이성적이고 평온하고 평화로운 놈이 결국 이긴다고 믿지만

역사적으로 그리고 현실에 증명되긴 어렵다.

반대의 경우도 많기 때문이다.

에일리언이 강한 것은 육체적 강함만이 아니다.

에일리언의 삶의 모든 목적은 바로 생식(生殖)이다.

살아남기, 생존만이 중요한 존재, 그런데 과연 문화라는 관점에서

우월하다고 할 수 있을까?

 

그런데 인간의 혹은 어떤 존재라도 그 존재의 최고의 욕망은

그저 생식, 재생산이 아닐 것이다.

인간의 최고의 욕망은 자신보다 우월한 존재,

노골적으로 말하면 신을 창조하는 것이 아닐까?

 

인간은 늙지도 죽지도 않는 불멸의 존재를 만들었다.

외계인은 절대로 생존할 것처럼 보이는 존재를 만들었다.

혹성탈출에서 인간이 느낀 공포를

외계인도 느끼지 않았겠는가?

 

외계인은 인간을 미워하거나 좋아하지 않았을 것이다.

존재론적 우월감에 장난감처럼 관찰했을 것이며

존재론적 위기감을 느껴서, 쉽게 두려움 때문에

적대적이었을 것이다.

 

어쩌면 외계인의 DNA 실험에서 인간이란 종()은 최약체이다.

게다가 허황되고 무모하다.

거기에 이성적이며 합리적이며 박애 적이며 도덕적이다.

전 인류를 위해서라면 자신의 목숨 따위는 버릴 수 있을 정도로 말이다.

 

역시 문제는 인간이다.

또한 인간은 참 재미있는 것 같다


추신: 눈길을 끄는 대두상은 멕시코 올메까 문명의 흑인 대두상과 닮았다. 

자세한 내용은 신화에서 역사로 라틴아메리카를 참조하시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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