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진흙속에서 핀 꽃 라틴재즈 7. 할렘 디자이어 : 모든 욕망이 살아 숨 쉬는 곳 #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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라틴재즈라는 꽃을 피운 토양 스페니쉬 할렘(Spanish harlem)

 

 

     런던 보이스가 불렀던 복고풍의 유로댄스곡 할렘 디자이어라는 곡이 있다. 한때 모던 토킹과 함께 클럽을 주름잡던 런던 보이스의 히트곡으로 80년대 고고장, 나이트, 롤러장을 가리지 않고 울려 퍼지던 곡이다. 당시 할렘의 이미지는 모든 욕망이 숨 쉬는 마치 아방궁과도 같은 이미지였다. 할렘의 원래 의미는 일부다처제의 이슬람 문화권에서 부인들이 남편을 기다리는 합방을 위한 공간이었다고 한다. 공리 주연의 중국 영화 홍등(紅燈)에서 비슷한 이미지의 공간이 등장하기도 한다.

 

     하지만 뉴욕의 할렘이나 라틴계가 모여 사는 스페니쉬 할렘과 이슬람 문화권의 할렘과는 거리가 있다. 할렘은 맨하탄구()의 북부에 있으며, 할렘강() 과 센트럴파크 사이에 있다. 1658년에 뉴 네덜란드의 네덜란드인 총독이었던 페 테르 스토이베산트가 네덜란드의 하를럼을 기념하여 니우하를렘이라는 정착지를 세웠다. 이후 니우 하를렘이 하를렘으로 그리고 같은 성향의 자음이 반복될 경우 자연스럽게 탈락하는 음운학적 법칙에 의해 할렘으로 불리게 된다.

     19세기까지는 일반적인 거주지였고 네델란드인 이후 아일랜드인, 러시안 유태인 그리고 이태리인들이 할렘에 정착했었다. 1893년 경제공황이후 경제가 위축되면서 여러 해 동안 임대되지 않자 건물주들은 흑인들에게까지 건물을 임대할 수밖에 없었다. 특히 레넉스가() 쪽에 흑인들이 많이 입주했다. 1차 세계대전을 기점으로 이곳은 흑인들의 주거 및 상업 지구로 자리매김하게 되었다. 이후 할렘은 흑인문화의 중심이자 각종 범죄의 온상처럼 여겨져 왔고 아직도 관광객들에게 그리 추천할 만한 장소가 아니다.



60년대말 70년대 초의 스패니쉬 할렘의 모습을 볼 수 있는 파니아가 제작한 Our latin thing의 예고편

 



     스페니쉬 할렘은 흑인들의 할렘에서 북동쪽, 사우스파크의 동쪽에 위치하고 있다. 이 지역은 원래 이태리와 시칠리아계 이주민들이 살던 곳이었으나 1차 세계대전 이후 푸에르토리코를 비롯한 기타 라틴계 이주민들이 110번가를 중심으로 늘어나게 되었는데 2차 세계대전 이후 다시 말해 미국이 세계 최강국의 위치에 올라서면서 라틴계 이주민들은 더 늘어나게 되었고 스페니쉬 할렘도 점점 더 넓어지게 되었다. 현재는 12만 명 이상의 라틴계 주민이 거주하는 문화적으로 마치 섬과 같은 지역이다. 특히 2차 세계대전 이후 급격이 늘어난 라틴계 이주민들이 사회 빈민을 형성하면서 60년대 스페니쉬 할렘은 뉴욕에서 가장 위험한 무법천지로 꼽히기도 했다. 하지만 이후 점점 안정을 찾아갔다.

 

     그리고 바로 이곳, 스페니쉬 할렘이 라틴 재즈와 살사를 낳은 문화적 요람이다. 무법천지의 우범지대가 라틴재즈를 잉태한 자궁이라는 것은 쉽게 이해하기 어려운 부분이다. 하지만 일반적으로 중심은 질서가 있고 균형 잡힌 곳이고 변두리는 변화가 많은 역동성이 넘치는 곳이기 쉽다. 다시 말해 에너지가 넘치는 곳이라 할 수 있다. 그래서 새로운 어떤 것은 중심이 아니라 주변에서 시작되는 경우가 많다. 물론 주변에서 시작해서 중심부로 향해가는 것이 일반적이긴 하지만 말이다. 그런 의미에서 할렘이라는 지역은 역동성이 넘치는 지역이라 할 수 있다. 이 할렘의 역동성은 20세기 초부터 구체적으로 모습을 드러내기도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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