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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재]386과 88만원 사이에 XP 세대가 존재한다 #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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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때 족()이 유행이었다. 그 시작이 오렌지족이었던 것 같다.

이후 무슨, 무슨 족들이 많이도 나왔다 사라졌다.

족이라고 부를 때는 어떤 세대의 명칭이 아니었고 세대라는 의미는 거의 없었다.

일부 계층에 해당하는 용어로 족이라 불렀던 것 같다. 야타족처럼 말이다.

하지만 90년대 초, 이병헌과 김원준으로 대표되었던 X 세대가 등장하였다.

 


2012년 이병헌이 광해에 출연한 것은 어쩌면 운명일 수도 .... 

 


냉전이 끝나고 세상에 등장한 20,

더 이상 이데올로기와 현실 그리고 피아의 구분 속에서 일상적으로 투쟁하고

싸우지 않아도 되는 세대가 등장한 것이다.

사실 세대를 의미하는 명칭 중에서 X 세대를 제외하면 그렇게 큰 의미가 없다.

세대를 구분할 수 있는 큰 사회/문화적 변화의 기준점이 없기 때문이다.

하지만 X 세대는 일본에서 사용한 신세대라는 용어와

비슷한 의미인데 이 신세대의 대표 중의 하나가 제너레이션 X, X japan이었다.

X 세대 또한 일본에서 수입한 용어였던 것이다.

하지만 더 중요한 것은 바로 이 용어의 기능이었다.

X 세대라는 말이 유행하면서 새로운 세대라는 자각이 일어나기 시작했고 동시에

민복을 입고 민가를 부르고 사회주의적 이데올러기를 지향한 이들은

구닥다리, 노땅, 영감, 꼰대로 전락한 사람들이 있었다.

이 사람들, 소위 80년대 학번, 플로피 디스크에 들어있는 도스 프로그램으로 부팅하고

프로그램 하나를 구동하기 위해서는 매번 플로피 디스크를 바꿔야 했던 오락기보다

못하던 PC가 하드디스크를 장착하고 컬러 모니터와 함께 등장했던 386 PC

사용한 이들, 386세대였다. 386 세대 또한 확실한 구분점이 있다. 물론 X 세대에 비길것은 아니지만

진정한 의미의 개인 PC 세대라고 할 수 있기 때문이다.

허나 냉전의 끝과 함께 소외된 세대, 혹은 끼인 세대,

보수적 기성세대들에게는 찍소리 못하고

도발적이고 자유로운 젊은 세대들에게는 끽 소리 못하던

세대가 바로 386이다.

기성세대보다 조직적이지 못하고 새로운 세대보다 창의적이지 못했던

그래서 명예퇴직의 대상으로 곧잘 분류되던 것이 바로 386이다.

386 세대는 펜티엄이 아니라는 것, 그저 모양만 PC라는 비아냥거림이

들어있는지도 모를 일이다.

하지만 386은 승리의 세대다. 그들은 승리했다. 무고한 시민들을

아니 정의로운 시민들을 죽였던 그 빡빡이에게서 승리했다.

6월의 거리에서 여름의 문턱에서 간접적이지만 항복 선언을 받았다.

쉽게 혁명에 성공한 세대였다. 516에서 시작한 군사독재가

드디어 마침표를 찍는 순간이었다.

이 역사적 승리는 그 어떤 혁명에 비교해도 모자라지 않다.

박종철 의사 고문치사, 6월 항쟁, 629선언, 양김 단일화 실패, 노태우 당선

3당 야합/민자당 결성…, 더 말을 이을 필요가 없다.

승리한 패배, 승리했으나 결과적으로 패배

마치 419의 뜨거움이 516으로 사그라진 것과 같은,

아마도 역사적으로 최고의 희망고문이 아니었나 싶을 정도의

우리 현대사의 우울한 승리의 찬가였다.

그리고 90년대, 독일의 통일 그리고 소련의 해체와 더불어 온 냉전의 끝,

거기에 바로 X 세대라는 용어의 전술적 의미가 있다.

결국은 실패한 세대, 386이라는.

X 세대는 풍요의 상징이었다. 90년대 경제성장의 최고의 결실,

1000원도 안되던 달러

OECD 가입,

이 성장의 신화, 성공의 신화는

IMF와 함께 끝이 난다.

그리고 386세대는 이제 한 가정의 가장이며 주부였으며

명예퇴직의 대상이었다.

빛은 그렇게도 짧았고

어둠은 너무도 길었다.

그러다 그들이 기성세대가 되면서

다시 386은 어떤 혁신을 의미하게 되었다.

적어도 전의 기성세대와는 다르다는

소위 민주화 세대라는 것인데

이것은 아마도 자위적인 용어로 더 많이 사용되는 것 같다.

이미 그들은 386 세대가 아니라 그저 기성세대일 뿐이었으니 말이다.


여기서 주제를 바꿔

386 PC는 당시 새로운 세대의 상징이었다.

이후 원도우의 등장과 함께 하는 486 PC가 있었고 이후 586, 펜티엄 PC의 시대가 열린다.

얼마 전까지 CPU의 명칭에 펜티엄이 들어가곤 했는데 그것은 역시 세부적인 면에서

차이가 있기는 하지만 본질적으로 큰 차이가 없음을 의미하기도 할 것이다.

386세대와 88만원 세대의 사이, 그 사이의 세대를 무엇을 불러야 할까?

사실 이미 X 세대라는 용어의 허구성은 무던히도 밝혀지고 연구된 적이 있다.

그저 냉전 이후의 젊음이라는 의미로 족할 것이다.

20대 중후반에서 30대 그리고 40대 일부까지 포괄할 수 있는 세대 명칭이 있을까?

아마도 바로 이것이 아닐까?

XP 세대!!


 


여전히 정겨운 윈도우 XP의 로고들




2000
년에 등장한 운영체계 XP는 약 10년이 넘게 그리고 일부에게는 현재까지도 유효한

운영체계이다. 운영체계로 하면 윈도우 98 2000, 윈도우me 등을 생각할 수 있으나

이들이 모두 XP로 바뀌었다는 것을 생각하면 XP는 상당히 광범위한 세대를

포괄하는 용어가 될 수 있다. 어쩌면 2000년에 십대 후반 혹은 20대 초반이었던

이들은 내 손으로 처음 설치한 운영체계가 바로 XP일 수도 있다.

또한 XP라는 단어가 상징하는 것이 있다. 무선 인터넷의 시작, 스마트한 세계의 시작

그 편의성, 합리성, 속도감 등등.

현재 모든 테크놀로지의 씨앗이 바로 XP에 있다고 할 수 있다.

비스타, 윈도우7이 이미 등장한 지 오래되었지만

XP가 가장 익숙한 세대, XP에 여전한 향수가 있는 세대,

이 포괄적 세대, 20대 후반 그리고 30대 전부와 40대의 일부를 커버하는

바로 이 세대가 현 시대의 주역이다.

386 세대라는 개념은 사실 어떤 계층 혹은 계급성을 갖고 있다.

일단 대학생 그룹이고 반독재 운동을 한 세대이며,

이견이 있을 수 있으나 반독재 운동의 그림자라고 할 수 있는데

악마와 싸우기 위해서는 악마가 되어야 한다는 말이 있다.

반독재 운동을 하는 과정에서 전체주의적인 성향이 없기 어려웠다.

그래서라고 확실히 말할 수는 없지만 386의 키워드에 배신, 변절 등의 단어가

들어갈 것이다. 물론 복합적으로 생각할 수 있다.

현실의 삶에서 생존을 위한 선택이라고 생각하면 그리 비난할 것은 아니다.

하지만 정말 비극적인 것은 그런 선택을 했음에도 불구하고

명예퇴직 대상이 되어버렸다면 이건 절망이라는 단어 외에

다른 단어를 쓰기 어려울 것이다.

아무튼 이 부분에서 바로 XP 세대의 특징이 생긴다.

바로 탈 전체주의이다. 전체주의적인 관점으로 보면 이 탈 전체주의는

혼돈, Caos로 보일 수 있다. 변변한 정치적 이데올러기가 없이

모든 것을 감각적인 판단, 쾌와 불쾌로 판단하는 듯 보이고

어찌 보면 이성도 없는 인간으로 보일 수 있다.

하지만 개인주의적 자유주의의 관점으로 본다면 지극히 당연한 것이며

어쩌면 전체주의가 이상한 것이다.

또한 이 XP세대 남자의 경우는 군대에서의 전체주의적 문화도 많이 완화된

상태에서, , 구타 및 가혹행위 등이 상대적으로 덜한 군 생활을 했으므로

386 세대가 겪은 전체주의에는 상당한 거부감이 있는 것이 사실이다.

학교에서의 선후배 관계도 연극과 혹은 그와 비슷한 전통이 있는 학과의 경우를

제외하면 예전과는 상당히 다른데 정확히 단언할 수 없으나 아마 88만원 세대라고

불리는 세대는 또 다를 것이다.

XP 세대라는 개념의 강점은 특별한 계층이나 나이에 의한 세대를 의미하는 것이 아니라

광범위한 사람들의 성향, PC의 접근성, 즐기는 문화 등에 의해 구분되는

굉장히 문화적인 개념이며 사람의 성향에 따라 나뉘는 것이다.

쉽게 말하면 포괄적인 개념이나 그 만큼 추상적인 면이 있다.

하지만 구체적으로 만날 수 있는 세대이기도 하다.

개념이 포괄적이고 추상적이라는 것이 구체적 대상이 없다는 것을

의미하는 것은 아니다.


XP
세대는 다양한 자기 이야기를 시작한 세대이기도 하고

미니홈피, 블로그 등에 굉장히 익숙한 세대이다.

이후 SNS 서비스와 스마트폰 등의 새로운 미디어에도 굉장히

개방적이며 개인적이며 자유로우나 각각의 사항에 따라

사회 참여적 모습을 보이기도 하고 아니기도 하고

아나키스트적인 모습을 보이기도 하고 아니기도 하는데

어쩌면 다양한 사람들의 다양한 모습이 가장 자연스러운 것일 것이다.

획일적인 사회는 전체주의로 흐르기 쉽고 그러다 배타적 민족주의

그러다 파시즘적으로 빠지기 쉽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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