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진흙속에서 핀 꽃 라틴재즈 4. 재즈 재즈 재즈 #1 Play the music & playing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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Improvisation or Ad-lib 연주한다? 혹은 논다?

 


 

     재즈를 어떻게 정의하던 간에 부정할 수 없는 확실한 사실은 재즈가 전 세계에 어떤 새로움을 주었다는 것이다. 좀 더 강하게 말한다면 전 세계는 재즈와 함께 새로운 시대의 문을 열었다고 할 수 있다.

   20세기 전 세계적으로 재즈가 유행하던 시절과 그 이전은 확연히 구분된다. 무엇보다 20세기 재즈의 유행은 전 세계적이었다는 것이다. 미국의 남부와 라틴 아메리카 그리고 유럽만이 아니라 아시아의 대부분의 지역까지 무력으로 정복되지 못했던 땅들이 문화로 음악으로 어렵지 않게 정복되었다. 재즈는 두 차례 세계대전 이후 전 세계적/근대적 대중음악의 이름이었다. 유럽의 경우에는 자신들의 전통 포크음악과 비슷하면서도 뭔가 다른 새로움을 느꼈을 것이며 과거 현재 미래가 함축된 에너지처럼 느껴졌을 수도 있다. 하지만 서구를 제외하면 다른 지역에서는 근대 대중음악으로 이해되었을 것이며 재즈의 테크닉과 스타일을 따라하며 자신들의 전통과는 다른 어떤 새로운 음악을 착안할 수 있었을 것이다. 지극히 전통적이면서도 지극히 전통과 대립하는 새로운 음악이 바로 재즈였던 것이다.

 

     브리태니커 백과사전은 재즈의 특징으로 즉흥연주를 꼽았다. 하지만 이것은 대단히 모호한 지적이다. 왜냐하면 가장 쉬운 예로 우리나라의 농악은 그 자체로 즉흥연주이다. 큰 테두리는 정해져 있으나 그 안에서 공연 참가자들의 성향과 취향 음악적 능력 등에 비례해서 천차만별의 연주가 가능하다. 사실 즉흥연주란 문화 자체가 공동체적이며 구전에 의해 전수되며 유동적으로 변화 가능한 비체계적 음악 및 문화권, 아프리카나 아시아의 전통적 포크음악에서 어렵지 않게 볼 수 있는 것이다. 또한 즉흥연주는 유럽에서도 볼 수 있는 것이다. 예를 들어 고대 그리스 로마 시대의 종교적 애가(哀歌), 15세기 온전한 성가의 지위에 오른 데스칸투스 성가 그리고 떠돌이 악사나 광대의 공연에서 그리고 16세기에서 18세기까지 음악의 실기연습이나 왕궁의 하프시코드harpsichord1 나 바이올린 연주에서도 즉흥연주가 이루어졌다. 결과적으로 어떤 형식이 되었건 즉흥연주, 재즈에서 즉흥연주라는 것은 그리 특별한 것도 새로운 것도 아니다. 재즈에서 즉흥연주가 미리 합의된 솔로 연주로 굳어지건 아니면 악보 자체에 충실하기 위해 아예 사라지건 그것이 재즈가 음악으로 생명을 유지하는데 전혀 문제가 되지 않는 것이다. 예를 들어 듀크 엘링턴이 Night in Tunisia를 작곡하여 마치 교향곡처럼 꽉 짜인 악보를 제시하는 것이 재즈에 생명을 위협하는 것은 아니다. 또한 비슷한 수준의 연주자들이 즉흥적인 교감을 통해 연주를 하더라도 재즈의 본질을 위협하는 것은 아니다. 재즈의 재즈 됨은 무엇보다 연주자들에 의해 결정될 것이지만 형식적 가시적으로 쉽게 분석될 수 없는 것이기에 글로 설명하는 것도 쉬운 일이 아니다. 애매한 표현이지만 공동 교감, 음악적 커뮤니케이션이란 표현을 써야 할 것 같은데 물론 읽는 이들에게 확실하고 구체적으로 이해될 수 없는 것임을 알고 있다.

 


띠또 뿌엔떼와 그의 조카 밀리 뿌엔떼 그리고 뽄초 산체스의 즉흥연주, 데스까르가Descarga다. 

유희성이 가득 느껴지는 연주이고 수준을 차이가 있더라도 여행을 하다보면 이런 장면을 심심치 않게 

목격할 수 있다. 이런 연주를 들으면서 같이 놀 수 있는 것도 중요할테지만 말이다. 



     이 부분을 좀 더 확실하게 설명하면 다음과 같다. 공동 놀이에서의 일체성과 그 유희성이라고 말이다. 전 세계적으로 400만장 이상 팔린 2003년 팔매된 루이스 미겔의 ‘33’이란 앨범이 있다. 2003년에 루이스 미겔은 만33세였다. 13세에 데뷔를 했으니 경력 20, 다시 말해 그의 20주년 기념앨범이었던 것이다. 30대 초반에 20년 경력이라니 일반적인 경우에 비해 약 10여년 앞서는 것이다. 하지만 루이스 미겔의 경우가 그리 특별한 것은 아니다. 물론 미국의 경우 재즈가 이제 공부하는 음악처럼 되었기에 대학교육을 받고 데뷔하는 사람들이 많아졌지만 20세기말까지도 음악가문에서 태어나 장난감보다 먼저 자신의 첫 악기를 만지는 경우가 많았다. 음악을 연주하며 놀았던 것이다. 영어에서는 플레이play라는 단어가 ‘논다’라는 의미와 ‘연주하다’라는 의미를 동시에 갖고 있다. 이렇게 연주하며 놀았던 아이들에게 연주라는 것은 논다는 의미와 대화한다는 의미를 동시에 갖게 되며 보통 10세 이전에 어느 수준 이상의 연주력을 갖추게 되며 10세 중반에 프로 뮤지션으로 데뷔하며 루이스 미겔의 경우와 비슷하게 30대가 되면 20년 정도의 경력을 갖추게 된다. 이 정도의 내공을 가진 연주자들이 모여서 연주하는 그 순간들이 바로 재즈의 생명력이 느껴지는 순간들일 것이다.

     다시 말해 음악적으로 같은 레벨의 연주자들 간의 음악적 교감이라 요약할 수 있으나 더 중요한 것은 그 유희성이라 할 수 있다. 물론 이것은 다른 교향악단이나 유럽의 클래식 음악 등에서도 강조되거나 느낄 수 있는 것이다. 특히 스페인의 플라멩코에서는 재즈의 경우보다 더 강하게 강조하며 본질에 해당하는 것으로 말하기도 한다. 재즈만이 음악적 생명력을 중요하게 생각하는 것은 아니다. 하지만 유희성과 음악적 생명성은 재즈에서 가장 핵심적인 것이다.

 

 

레리 바레또의 생일에 래리 하로우의 피아노 연주로 시작하는 잼 세션이다. 이런 잼 세션을 들으면서 

라틴 재즈와 재즈를 구분하는 것이 얼마나 의미가 있는 지 모르겠다. 

또한 뚬바오라는 어떤 리듬의 필, 혹은 기본 세포라는 것은 콩가와 직접적 관련이 없다. 콩카의 다른 명칭인 뚬바도라는 

그저 타악기의 의미이고 라틴음악의 기본 세포인 뚬바오는 피아노와 베이스가 만든다. 피아노와 베이스 혹은 콘트라 베이스가 

어떤 틀을 만들고 각 악기들이 그 안에 들어와 함께 노는 것을 느낄 수 있을 것이다. 

라틴 음악의 뚬바오가 무엇인기 깨닫는 다는 것은 리듬 만이 아니라 음악 자체의 구조를 이해하고 느끼게 되는 것으로 

그 안에서 어떤 변형이 어떻게 이루어지고 다양해지고 풍성해지고 있는지 깨닫는다는 것은 결국 음악을 느끼고 

즐기고 이해하는 레벨 자체가 달라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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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 하프시코드, 혹은 체발로라고 불리는 건반악기로 피아노의 전신이다. 피아노와 흡사하게 생겼으나 음색이 특이하여 솔로 악기로 현재 사용되기도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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