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진흙속에서 핀 꽃 라틴재즈 3. 재즈와 라틴재즈 : The master key #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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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라틴음악의 역사에서 새로운 스타일의 탄생은 생각보다 작은 부분에서 시작되는 경우가 많았다. 그 좋은 예가 역동적인 브라스 연주가 돋보이는 티토 푸엔테의 랑캉캉RanKanKan이란 곡이다. 랑캉캉은 사실 팀발이란 악기의 소리를 그대로 본 딴 것이다. 하지만 그 곡의 브라스의 패턴은 클라베 리듬이 차용된 것으로 이와 비슷하게 카스카라 리듬 패턴을 콘트라베이스가 연주한다던가 아니면 트럼펫이나 트롬본으로 연주하게 되면 아프로 쿠바음악이 갑자기 비밥의 느낌이 나는 새로운 재즈곡으로 변신하기도 한다.

 

                                  

브라스 패턴에서 클라베 패턴이 느껴질 것이다. 




     물론 쿠바 음악에서만 씬끼요와 클라베 리듬 패턴을 느낄 수 있는 것은 아니다. 씬끼요는 18세기 카리브해와 멕시코만 중심지역에 널리 퍼져있었으며 당시 유행하던 커플댄스곡에서 가장 확연하게 느낄 수 있다. 다시 말해 씬끼요는 당시 아프로-라틴의 중심 개념, 여러 요소들이 융합될 수 있는 기본 틀이었다 할 수 있을 것이다.

     에디 펄머레이는 한 인터뷰에서 라틴재즈란 재즈와 아프로-라틴 리듬의 결합으로 콩가 봉고 팀발 등의 타악기들이 필수적으로 갖추어져야 하며 리듬파트가 완벽히 갖추어지지 않았다면 라틴재즈라고 할 수 없다는 말을 한 적이 있다. 이 말은 아마도 아프로-라틴의 리듬을 강조한 것으로 이해하면 될 것 같다. 하지만 비단 타악기만이 리듬을 연주하는 것은 아니다. 피아노와 바이올린, 콘트라베이스 등의 현악기와 트럼펫, 색소폰 등의 금관악기도 리듬을 연주한다. 더 정확히는 멜로디와 리듬은 유기적인 것으로 분석적으로 음악을 연구하고 각 부분별로 연습하기 위해 따로 생각할 수 있는 것이나 결국은 한 몸이다. 다시 말하면 타악기 연주 패턴을 공부하고 한 가지 타악기를 연주할 수 있게 되었다는 것이 음악을 더 이해하고 느낄 수 있게 되었다고 단언할 수는 없는 것이다.

     앞서 말한 것처럼 플라멩코와 탱고의 경우와 마찬가지로 단손, , 맘보, 차차차 등은 음악의 이름이면서 춤의 이름이기도 하다. 앞으로도 다르겠지만 댄서들의 특정 움직임이나 유행하는 새로운 동작이 새로운 음악의 형식을 이끌기도 하고 새로운 음악적 실험이 댄서들에게 새로운 동작을 고안하도록 자극을 주기고 한다. 이런 유기적 관계로 계속 발전하다가 결국 갈라서게 된다.

 

     가끔 발랄한 댄스음악을 하던 가수가 갑자기 자신만을 음악을 하고 싶다고 대중성이 떨어지는 장르의 음악을 하기도 한다. 새로운 것을 추구하는 경향 혹은 예술적 지향점이 높은 경우 춤을 출 수 있는 정도의 비트나 박자의 음악보다 변주도 많으며 춤을 추기 보다는 조용히 감상할 수 있는 음악을 추구하는 것은 어쩌면 전 세계 공통인지도 모르겠다. 라틴음악에서도 비슷한 일이 일어난다. 재즈의 역사를 빌어 표현하면 비밥의 시대부터 몸이 반응하는 음악에서 감상하는 음악으로 점점 변해간 것으로 볼 수 있다.

     물론 그렇다고 몸이 반응하는 음악이 없어졌다는 것은 아니다. 하지만 그런 음악은 춤을 추게 하는 반주와도 같은 위치로 격하되어 댄서들에게 종속된 것처럼 보이기도 했고 장르적 특성에 갇혀 통속성을 보이기까지 했다. 두 갈림길에 위상의 차이, 즉 감상용 음악이 더 고급스러워 보이기도 하지만 감상자의 즐거움이라는 관점에서 보면 별반 차이가 없다고 할 수도 있다. 사실 라틴 아메리카 출신의 많은 뮤지션들이 미국에 처음 도착했을 때 일 했던 곳이 댄스홀이며 새로운 음악적 실험 또한 댄스홀에서 댄서들과 함께 이루어졌으며 실험적인 음악들은 처음 들어준 이들도 사실 댄서들이었다

 

    이 두 갈림길이 달라 보이기도 하고 실재로 다르기도 하지만 한 가지 간과할 수 없는 사실은 지루함은 재미없음을 의미하고 어느 정도 시간이 흐르면 사람은 자연스레 새로움을 찾게 된다는 것이다.

 

     재즈라고 부르던 라틴 재즈라고 부르던 어떤 명칭으로 부르던 상관없이 분명한 사실은 재미를 찾다가 그리고 같은 맥락으로 새로움을 찾다가, 자신의 한계에 도전하다 성립되었다는 것이다. 그리고 사람의 취향만큼이나 다양한 방식으로 발전했으며 그러면서 전 세계로 유행되기 시작한 것이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재즈와 라틴재즈를 구분하는 기준은 다시 씬끼요와 클라베인 것이다. 하지만 라틴재즈를 이야기하려면 당연히 재즈의 진정한 의미를 먼저 알아보는 것이 순서 아닐까? 재즈가 다른 음악과 구분되는 장르적 특징인 무엇일까? 다시 약간 근원적인 이야기를 해봐야 할 것 같다.

 

     과연 재즈라고 부를 수 있는 기본적인 조건이란 것이 있을까?

     어차피 라틴 재즈는 재즈의 하위장르이니 재즈의 기본 조건이 나오면

     라틴 재즈의 기본 조건이 나올 수 있지 않을까??




                

카우벨 연주, 가끔은 까스까라로 대체되기도 하는데 카우벨 패턴과 브라스 리듬의 상관관계를 느낄 수 있는 클립이다. 

그동안 카우벨 패턴 혹은 까스까라 패턴이 그렇게 중요하다고 강조했는데 그 이유를 직관적으로 깨달을 수 있는 

분들이 있을 것이다. 또한 그저 깨닫는 것만이 아니라 몸이 스스로 움직이는 분들도 있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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