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재즈 혹은 라틴재즈 마니아라면 반드시 봐야 할 영화 치코와 리타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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재즈, 혹은 라틴재즈에 관심 있는 사람들은 익히 알고 있을 영화 Calle54는 약간 비운의 영화이다. 이 아름답고 놀라운 영화,
 
카메라가 그저 찍는 것이 아니라 마치 음악을 연주하고 지휘하는 듯 느껴지는 이 명작은 불행히도 빔 밴더스의 부에나 비스타
소씨알 클럽과 거의 비슷한 시기에 개봉되었다. 이로 인해 라틴 재즈의 거장들이 거의 총 출동했고 베보 발데스와 추초 발데스가
협연하기도 했고 베보와 까차오(맘보라는 음악을 처음만든)가 서로 협연하기도 한, 라틴재즈의 꿈이라고 할 수 있는 영화가
묻혀버렸다. 2000, 바로 새로운 천 년이 열리던 바로 그때였다.

이후 전 세계적으로 라틴의 열풍이 거세게 몰아쳤고 그 안에 쿠바가 있었다.

우리나라에도 공연을 왔을 정도로 부에나 비스타 쏘씨알 클럽은 라틴음악, 쿠바음악, 아프로 라틴 재즈 등 다양하게 불리는
음악의 정수, 백미, 원본, 진짜 등으로 간주되었다.

 


오토바이에 탄 이들이 라이쿠더와 그의 아들이다. 오랫만에 들어보는 찬찬
 
 

하지만 음악적으로 보면 부에나 비스타 쏘씨알 클럽은 블루스적으로 편곡이 된 쿠바음악으로 메인 프로듀서였던 라이 쿠더의
영향이 다분히 느껴지는 앨범이다. 특히 하바나를 중심으로 한 4-50년대 쿠바음악이라고 하면 브라스와 관악기 솔로, 여기에
다양한 타악기와 피아노가 중심이 된 음악이나 라이 쿠더는 본인이 기타 연주자이며 자신의 음악의 뿌리인 블루스라는 틀에서
음악을 해석함으로 인해 흥청망청 놀고 보자는 쿠바음악의 분위기는 없어졌고 애잔함이 느껴지는 쿠바음악으로 변해 버렸다.

 

사실 입장을 바꿔 내가 뻬르난도 뚜루에바 감독이었다면 땅을 치며 분하게 생각했을 것 같으나 뻬르난도 뚜루에바 감독은 뭐라고
할까 좀 더 통이 크다고 할까 멋진 애니메이션 타이틀을 만들어준 하비에르 마리스깔Javier Mariscal과 애니메이션 제작자인
하비에르의 동생 또노 에란도Tono Errando와 함께 바로 이 애니메이션 치코와 리타를 만들게 된다.



개인적으로 calle 54 앨범에서 가장 좋아하는 곡인 미쉘 까밀로의 From within과 공식 예고편
재즈 혹은 라틴재즈 마니아들이라면 예고편만으로 설레일 것이다.  

 

영화음악은 뚜루에바 감독이 다시 세상에 알렸다고 해도 과언이 아닌 쿠바 최고의 혹은 전설적 피아니스트 베보 발데스가 맡았다.
일각에서는 베보의 이야기에 영감을 받았다고 나오지만 사실 그것은 뭐랄까 와전이라고 밖에 볼 수 없다.

그는 확실히 부에나 비스타 소씨알 클럽의 영향을 받았다. 아니 영향이 아니라 영감을 받았다고 표현하는 것이 더 옳을 것이다.
정확히 일치하지는 않지만 루벤 곤살레스, 이브라임 뻬레르 등의 이야기가 치코에 반영되었고 오바라 뽀루뚜온도 등 많은 쿠바의
여성 보컬들이 리타에 형상화되어 있다.

치코가 구두닦이인 것은 이브라임 뻬레르를 연상시키고 피아니스트였다는 것은 루벤 곤살레스를 연상케 한다.
 
또한 라몬이라는 친구와 치코가 뉴욕으로 입성하는 장면은 다분히 맘보킹이라는 영화를 연상케 하며 더욱이 띠또 뿌엔떼와
협연하다가 경찰이 들이닥치는 장면은 맘보킹의 한 장면을 애니메이션화했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여기에 구두닦이로
하루하루 연명하던 늙은 치코가 미국의 젊은 여가수의 방문으로 인해 다시 피아니스트로 활동하는 장면은 루벤 곤살레스와
이브라임 뻬레르의 실화, 곧 부에나 비스타 쏘시알 클럽을 연상케 한다. 물론 프랑스에서 만들어진 영화 살사salsa나 미국으로
건너온 부인을 찾아온 쿠바인의이야기인 페레스 패밀리(셀리아 꾸르즈가 배우로 나오기도 한)가 연상되는 장면도 있다.

 
 


치코와 리타 공식 예고편, 애니메이션 자체도 상당히 매력적이다.  
 

개인적으로 이 애니메이션은 뻬르난도 뚜루에바가 만든 부에나 비스타 쏘씨알 클럽의 오마주라고 생각한다.  
 
하지만 중요한 것은, 정말 중요한 것은, 2D, 3D가 사용되기는 했어도 마치 만화책을 보는 듯한 질감을 느끼게 하는 스타일과 
베보 발데스가 작업한 영화음악이다. 베보 발데스와 그의 아들이기도 한 추초 발데스, 이미 전설이 된 디지 길레스피,
 
찰리 파커, 차노 뽀소, 띠또 뿌엔떼, 텔로니어스 뭉크 등의 음악이 원곡 그대로 혹은 약간 편집된 상태로 애니메이션에 등장한다.
 
재미있는 것은 젊은 여성 플라멩코 가수인 에스뜨레이야 몬떼
Estrella Morente를 치코를 찾아온 미국 뮤지션으로
등장시켰다는 것이다. 애니메이션 안에서 치코와 함께 발매한 앨범으로 큰 히트를 거두게 되는데 뻬르난도 뚜르에바의
문화적 삼각형, 플라멩코, 라틴 재즈 그리고 재즈라는 삼각형은 이 작품에서도 여전히 유효하다.
 
에스뜨레이야 몬떼는 까를로스 사우라 감독의 이베리아와 플라멩꼬에 출연하기도 했던 젊은 그리고 아름다운 하지만 지극히
플라멩꼬 적인 힘이 넘치는 가수인데 애잔한 볼레로에서는 또 다른 느낌이었다. 어떤 면으로 플라멩꼬에 부드러움과 애절함이
아닌 애상적인 부분이 분명히 있다는 것을 보여주고 있다. 또한 어쩔 수 없는 부분이겠지만 꺽는 부분에서는 우리나라의 음악이
떠오르지 않을 수 없었다.

 

다시 한번 라틴재즈에 관심이 있거나 재즈의 역사에 관심이 있거나 비밥을 좋아하거나 라틴음악을 즐기는 사람들은 반드시는
아니라 해도 가을에 볼 만한 애니메이션이다.

애니메이션 자체의 퀄리티도 상당히 훌륭하다. 물론 그보다 음악은 몇 배는 더 훌륭하다.

 

 

Ps.

이상하게도 아는 배우나 가수가 적어서 그런지 리타를 보면서 비욘세가 떠올랐다. 아마도 풍만한 힙과 잘록한 허리 때문이려나...

루이스 미겔 버전의 Sabor a mí가 너무 강렬한 탓일까 끈적한 Sabor a mí는 의외로 상당히 섹쉬한 느낌이었다.

개인적으로 밴드들이 팔라디움에서 연주로 경쟁하는 그런 장면이 나오길 기대했으나…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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