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진흙속에서 핀 꽃 라틴재즈 6. 비밥, 쿠밥, 그리고 라틴재즈 #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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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비밥의 시대 이전까지 재즈의 역사를 너무 짧게 설명한 것이 아닌가 하는 생각이 없지는 않다. 언급하고 넘어갔어야 할 많은 중요한 것들이 있긴 하지만 이 책은 라틴재즈가 중심이기에 과감히 생략했음을 밝힌다. 일반적인 재즈에 대한 책이나 사이트 등에서 많은 정보를 얻을 수 있을 것이다.



      루즈벨트 대통령이 갑작스럽게 죽은 후 몇 주가 지나서 독일군은 무조건 항복을 하면서 유럽은 종전을 맞게 되었다. 아시아에서 미군은 전면적 반격을 감행하여 일본의 거의 모든 식민지를 빼앗고 일본 본토로 진격하기 시작했다. 우리가 아는 것과 같이 일본은 가미가제 특공대로 대표되는 끈질긴 저항을 하여 결국 트루먼 대통령은 히로시마와 나가사키에 핵폭탄을 투하하여 일본도 결국 항복하게 되고 그렇게 세계 제 2차 대전은 끝나게 된다.

 

      전쟁 중에 미국의 흑인과 유색인종의 사회적 지위는 빠른 속도로 개선되었다. 남부에서 북부로 이주하여 군수 및 기계 산업 노동자로 종자하게 되면서 대도시의 시민들이 되었다. 이 같은 사회적 변화는 재즈의 성향도 변화하게 된다. 1945년을 기준으로 블루스가 기본이 된 흑인 노동자와 농민들을 위한 음악이 일리노이 주에서 캘리포니아 주에 이르기까지 전국적으로 퍼지게 된다. 대공황과 세계대전에서 미군과 미국을 달래던 음악이 미국 노동자들을 위로하는 음악이 되었다. 물론 약간 차이가 있기는 하지만 블루스적인 요소가 점점 강해지면서 전쟁 이후에 약간 더 음울해지는 경향이 생겨나게 되었다. 

      전쟁이라는 어려운 현실 속에서 음악은 전쟁터의 위험과 공포를 달래주는 기능과 자식 혹은 남편, 애인을 전쟁터로 보낸 사람들의 마음을 달래주는 기능을 담당하게 된다. 당시 미국의 대중음악이었던 재즈는 가장 대중적이고 통속적인 스타일로 유지되는데 이것은 우리가 미8군 음악으로 알고 있는 재즈 스타일과 그리 다르지 않다.

      이런 대중적이며 통속적이긴 했던 당시 분위기의 반성과 반동으로 시작된 새로운 음악적 흐름이 바로 비밥(Be-bop)이다. 이것은 재즈 음악을 연주하는 연주인들만의 움직임만은 아니었다. 전쟁이라는 특수한 사회적 상황이 종료된 이후 대중들 또한 그 전과는 다른 세상을 의미하는 새로운 무언가를 원하고 있었고 음악인들의 반성과 대중들의 요구가 하나로 합쳐지며 비밥이라는 장르가 탄생하게 된 것이다. 쉽게 설명하면 비밥이란 아방가르드 재즈라 할 수 있다. 그 이전까지, 스윙의 시대까지가 재즈가 미국의 대중음악으로 자리 잡은 재즈의 클래식이라 한다면 비밥은 아방가르드(전위적 재즈)인 것이다. 전위적 예술의 특징은 아이러니, 새로움으로 그 이전과 구분되는 것으로, 이것은 근대예술의 공통된 특징이기도 하다. 통속적으로 굳어진 모든 형식을 거부하고 새로움을 추구하며 비밥은 연주의 예술성의 극치라는 측면으로 발전하게 된다. 그러므로 어떤 고정된 틀, 형식적 조건이 있던 것이 아니라 상업주의에 대한 반성, 장르적 전형성을 답보하고 있던 보수적 혹은 상업적이고 통속적인 당시 분위기에 대한 반성과 저항으로 싹튼 재즈에서의 음악적 운동이라 할 수 있다.

 

     비밥을 이야기할 때 빠져서는 안 되는 두 명의 연주가가 있다. 바로 디지 길레스피와 찰리 파커이다. 1945년 일본만이 아니라 미국 재즈계에도 두 개의 핵폭탄이 떨어진다. 바로 [Hot house] [Salt peanuts]이다. 할렘가의 잼 세션에서 유래한 독주형식의 연주가 기본이 된 스타일로 멜로디와 리프의 아름다움을 추구한 것이 아니라 연주가들의 대화, 커뮤니케이션 그리고 경쟁적으로 펼쳐지는 다양한 연주기법이 기본이 되었다.

 


     하지만 진정한 비밥의 원형이라 할 수 있는 곡은 1945 11월 발표된다. 카운트 베이시가 히트시킨 레이 노블의 [Cherokee]라는 곡을 디지와 파커가 원작과는 전혀 다르게 편곡하여 [Koko]라는 제목으로 취입한 것이다. 이 곡에서는 리듬과 멜로디 등 모든 면에서 그 이전의 미학적 형식을 파괴하거나 거리를 두고 있다. 재즈의 클래식, 고전적 재즈의 모든 법칙을 파괴했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경련을 일으키는 것 같은 리듬과 광란의 느낌을 주는 찰리 파커의 연주는 광폭함을 느끼게 할 정도로 뜨겁고 열정적인 느낌이지만 몸이 리듬에 반응하며 박자를 맞추거나 춤을 추는 것과는 거리가 멀다. 육체라는 한계를 벗어나 폭주하는 리듬과 미친 듯 열정적인 찰리 파커의 연주는 오히려 무언가 차분히 내려앉는 냉정함을 느끼게 하였고 뜨거움 속에 느껴지는 차가움, 그 차가움 안에서 폭발하는 열정은 모순적인 감정을 느끼게 하여 수많은 음악 비평가들이 최고의 재즈 음반 중 하나로 꼽으며 가장 예술적인 곡으로 선정하기도 했다.


 

 

그리고 무엇보다 중요한 것은 바로 이곡이 비밥의 원형이라는 것이며 재즈가 춤을 추기 위한 음악에서 벗어나기 시작했음을 알리는 첫 번째 곡이기도 하다.  재즈는 이렇게 예술의 세계로 성큼 들어서게 되었다. 



불세출의 콩게로 그리고 타악기 연주자 차노포소의 쿠바나 비 쿠바나 밥, 쿠밥이 성립되는데 디지와 함께 

가장 큰 영향을 미친 인물이 바로 차노 포소이다. 물론 비밥이 성립되는 과정에서 리듬 파트는 다분히 라틴 타악기에

영향을 받았다고 할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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