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녕하십니까. 한국외국어대학교 최명호입니다.
최근의 국제 정세를 지켜보며 저는 깊은 우려를 금할 수 없습니다. 미-이란 간의 군사적 충돌과 같은 사건들은 이제 국지적 분쟁을 넘어 전 지구적 핵 위기의 가능성을 시사하고 있습니다. 이러한 시대적 배경 속에서, 제가 참여하여 엮어낸 노암 촘스키와 호세 무히카의 대담집 **《우리는 어떻게 살아가야 하는가?》**는 단순한 책 한 권의 의미를 넘어, 우리 시대가 당면한 문제의 본질을 직시하게 하는 하나의 지적 준거점이 될 것이라 생각합니다.
촘스키는 현대 인류가 직면한 위협을 '퍼펙트 스톰(Perfect Storm)'이라는 개념으로 명명하며, 그 두 축으로 핵전쟁의 위협과 환경 생태의 파국을 지목합니다. 이는 개별적으로도 치명적이지만, 상호작용하며 인류의 생존 자체를 위협하는 실존적 위기입니다. 강대국들의 패권 경쟁은 군비 증강과 핵 확산의 악순환을 낳고 있으며, 단기적 경제 성장을 명분으로 한 환경 규제 완화는 지구의 회복탄력성을 고갈시키고 있습니다.
이에 대해 무히카는 문제의 해결을 위해선 개별 국가의 이해관계를 초월하는, 범지구적 관점에서의 사유 전환이 시급함을 역설합니다. 이는 우리에게 생존이라는 공동의 목표 앞에서 이념과 국경을 넘어선 연대가 가능할 것인가라는 근본적인 질문을 던집니다.
두 거장은 현대 민주주의의 위기가 정치 제도 자체의 결함이라기보다는, 신자유주의라는 특정 경제 시스템이 야기한 구조적 불평등에서 기인한다고 진단합니다. 자본주의는 단순한 경제 체제를 넘어, 우리의 가치와 욕망을 규정하는 지배적 문화로 작동하며 공동체의 가치를 잠식하고 있습니다.
무히카는 이러한 상황을 타개하기 위해, 우리 스스로 '부에나 비다(Buena Vida, 좋은 삶)'에 대한 철학적 성찰을 통해 물질주의를 넘어서는 새로운 사회적 합의와 문화를 구축해야 한다고 제안합니다. 이는 경제적 효율성이라는 단일 가치에 매몰된 현대 사회에 대한 근본적인 비판이자, 대안적 삶의 양식을 모색하자는 제언입니다.
인공지능으로 대표되는 기술 혁신은 우리에게 유토피아적 전망과 디스토피아적 불안을 동시에 안겨줍니다. 무히카는 기술이 인간의 행복 증진을 위한 '도구'라는 본질을 잃고, 인간이 기술에 종속되어서는 안 된다고 경고합니다. 특히 저는 한나 아렌트가 통찰한 '원자화된 개인(atomized individuals)'의 개념을 통해 현대 사회의 위험성을 강조하고 싶습니다. 사회적 연대로부터 고립된 개인은 전체주의적 이데올로기에 취약할 수밖에 없으며, 이는 민주주의의 실질적 후퇴로 이어질 수 있습니다.
따라서 인간이 자연의 일부임을 자각하고, 공동체적 가치를 복원하여 서로의 존엄성을 지키는 사회정치적 틀을 재구축하는 것이 시급한 과제입니다.
이 대담집은 명쾌한 해답을 제공하기보다, 우리 앞에 놓인 현실을 직시하고 사유하도록 이끄는 '질문들의 책'입니다. 두 노장(老將)은 자신들의 시대에서 분투를 다했으며, 이제 미래를 만들어나갈 책임은 온전히 젊은 세대의 어깨에 놓여있다고 말하며 책을 마무리합니다.
부디 이 책이 독자 여러분, 특히 미래의 주역인 청년들에게 우리가 몸담고 있는 시대의 본질을 비판적으로 성찰하고, 다가올 미래를 어떤 원칙과 가치 위에서 만들어나갈 것인지 고민하는 진지한 계기가 되기를 바랍니다.
부족한 것이 없었던 무히카 전 우루과이 대통령의 명복을 빕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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촘스키와 무히카, 우리는 어떻게 살아가야 하는가 | 사울 알비드레스 루이스
우리 세계의 두 ‘어른’이 만났다. 멕시코의 청년 다큐멘터리 감독 사울 알비드레스는 인류사적 위협에 맞닿은 자신의 고민에 대한 답을 찾기 위해 두 사람의 만남을 주선했다. 얼마 전 세상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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